화엄경(통도사화엄산림법회교재)4권

제9장<선제동자>가 선지식을 찾다.

1,어느날 부처님 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사위국)><제타>숲에 있는 <외로운이 돕는 절>

큰 강당에서<보현보살><문수보살>을 비롯한 오백 보살들과 함께 계시었다.그 자리에 모인 대중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부처님의 수행과 부처님 지혜의 경계와,부처님의 힘을 우리에게 보여 주지 않으시려는가?>

부처님은 대중의 생각을 아시고,자비스런 방편으로 <사자분신삼매(師子奮迅三昧)>에 드셨다.<제타>숲 동산과 큰 강당이 별안간에 넓어지면서 수없는 세계가 되었고,여러가지 보배로 장식한 누각과 숲과 강에서는 찬란한 빛이 솟아 구름에 비치고,하늘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와 부처님을 노래하였다.보살들은 수없는 권속들과 함께 사방에서 구름처럼

몰려와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깨달은 경지 한량이 있거나 없거나 부처님은 이런 것을 뛰어나셨네 어둠을 사루는 말은 해처럼,보름달처럼 걸림이 없으시니.

바다물이 맑고 고요하듯이 부처님은 목마름을 더시고 <수미산>이 바다 위에 우뚝 솟듯이 부처님은 법 바다에 머무르시다.

여의주 보배 곳곳에 나타나듯 부처님 등불 모든 법속에 밝으시고,물 맑히는 구슬 흐린 물 맑히듯이 부처님 뵈오니 몸과 마음이 깨끗해.

푸른빛 보석이 모든 것을 푸르게 하듯 부처님 뵈오면 지혜 슬기롭고,티끌 속마다 자재하신 부처님 수없는 보살들을 말게 하시네.

깨끗한 생각 어리석음 여의고 온갖 법문을 들어 지니며,부처님의 끝없는 미묘한 법바다 깊고 밝은 지혜로 분별하오리.

믿음과 지혜 뚜렷이 갖추어 의심은 없어지고 고달품 몰라 나고 죽는 가운데 있으면서도 이 마음 한상 물들지 않네.

보살들 하시는 일 헤아리기 어려워 온세상 사람들 누가 알건가,보오디의 밝은 빛 시방에 비치니 어둠은 부서지고 중생을 제도하다.

끝없고 셀 수 없는 오랜 세월에 부처님 음성 못 들었거든 받들어 뵈옵고 의심 풀기란 하늘에 올라가 별을 따는 것.

온갖 법 다 아시는 세상의 등불 중생을 건지시는 위없는 복밭 부처님의 거룩하신 몸매 한없이 뵈온들 싫다 하리까.

공덕이 원만하신 부처님 햇빛 우리의 복과 덕 길러 주시니 그 빛 받은 이,나쁜 길 여의고 괴로움 없어지고 지혜 몸 되리.

우리들 건지시려 부처님 나시사 자비한 마음 법수레 굴리며 끝없는 세월 고통을 대신 받은 부처님 은혜 어이 갚으리.

2,그때에 <문수보살>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많은 권속을 데리고 남쪽으로 <붓다가야아>의 성 동쪽에 가서<장엄당사라>숲속에 있는 큰 탑 속에 들어갔다.그곳은 지나간 세상 부처님들이 보살행을 닦으실 적에 고행 하시던 곳이었다.성안에 있는 사람들은 <문수보살>이 큰 탑 속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앞을 다투어 몰려 들었다.

<문수보살>은 몰려 온 사람들에게 법문을 말하여 주려고,먼저 그들의 마음 살피다가 그 가운데서 <선재동자(善財童子)>를 발견하였다.<선재동자>는 지난 세상에 <보살도>를 닦으면서 착한 일을 많이 하였고,이 세상에 태어날 적에는 여러가지 보배가 하늘에서 내려와

여러광에 가득 찼으므로 <선재(善財)>라고 이름 지었다.

<문수보살>은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너에게 부처님의 미묘한 법을 말하여 주리라>

여러가지 법을 말한뒤,<문수보살>은 위신력으로써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남쪽으로 갔다.<선재동자>는<문수보살>에게서 부처님의 거룩한 공덕을 듣고,<보오디>를 얻으려고 게송으로 노래하였다.<三계(界)는 성이 되고,아만은 담이 되고 六취(趣)은 성곽이요 애욕은 참호로다,무명에 가리우고 삼독이 치성하여 악마를 임금으로 그 속에 살았었네.

탐욕에 얽매이고 아첨이 앞에 서고 의혹이 눈을 가려 험한 길 헤매오니,보살의 크신 자비 

깨끗한 지혜로 번뇌 바다 말리우고 굽어살펴 주사이다.

보오디 마음 구족하고 공덕을 많이 쌓고 여러 중생 건지시는 거룩하온 보살님,지혜의 햇불들어 세상을 비치시니 험난한 이곳에서 바른 길 일러주오,

세상을 비쳐주는 해와 같은 부처님 의젓이 오며 가며 중생을 건지시되,모든 업보 분별하고

법의 성품아시나니 제일가는 대승법문 제게 보여주옵소서.

청정한 자리 위에 선정(禪定)아씨 모시었고 아름다운 불법 풍악 보살도를 밝혀주며 네 가지로 거둬주는 그 공덕 그지 없어 훌륭한 지헤광명 바른길 비춰지다.>

3.<문수보살>은<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너가 이미 깨달으려는 마음을 내었으니,이제부터 선지식(善知識)을 찾아다니면서,한결같은 마음으로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라,그리고<어떻게 보살도를 닦으며,어떻게 보살행을 하리이까?>고 묻는 것이 좋으리라,여기서 남쪽으로 가면<가락(可樂)국>의 <화합산(和合山)>에 <공덕운(功德雲)>이라는 비구가 있는데,그이에게 가서 보살도를 닦는 방법을 물어라.>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에게 하직하고,보살의 말씀대로 <가락국>,<화합산>에 올라갔다.이렛동안을 찿아다니다가 산 꼭대기에서 천천히 거닐고 있는 <공덕운 비구>를 만나,보살행 닦는 법을 물었다.<공덕운>은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아눗타라삼약상보오디) 마음을 내고 보살행을 묻는 것은 진실로 어려운 일이다.나는 해탈의 힘으로 지혜의 눈이 깨끗하여져서,모든 세계를 살펴보는 데 조금도 막힘이 없었다.그리하여 수효를 알 수 없는 부처님네가 교화할 만한 중생을 따라서 자재한 보오디 법을 보이시며,대중에게 사자후하시는 것을 보았노라.나는 이 <보문광명삼매>만은 알지만,보살들의 원만한 지혜와 수행은 나로선 알지 못하노라.여기서 남쪽으로 가서<해문(海門)국>에 있는 <해운(海雲)비구>에게 묻는 것이 좋으리라.

4,<선재동자>는 이가르침을 듣고 기뻐하면서,남쪽으로<해운비구>를 찿아가 이렇게 물었다.<거룩하신 이여,저는 온갖 지혜의 큰 바다를 건느려 하옵니다.보살이 어떻게 하여야 나고 죽는 성품을 여의고,부처님 집에 태어나서 큰 서원을 내고 여러 중생들을 건지오리까?

<해운비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선근(善根)을 깊게 깊게 심지 아니하고는 도를 구하려는 마음을 낼 수 없는 것인데,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며,목숨을 아끼지 않고 부처님의 경계를 좋아하는 것이 보오디심을 내는 것이니라,내가 이 <해문국>에 있는 지 열 두해 동안에 바다를 대상으로 보았다.

바다는 넓기 갓이 없고,깊기 밑이 없으며,한량없는 보배가 들어 있고 엄청난 물이 모였다.

바다는 여러가지 빛깔을 가졌고 큰 고기가 사는 데이며,많은 구름이 덮인 데로 서,바다물은 늘지도 줄지도 않는 곳인 줄을 생각 하였노라.

나는 또 이렇게도 생각하였다.<이 세상에 바다보다 더 넓고 더 깊고 더 장엄한 것이 또 있을까?>그러자 바다 속에서 보배로 된 연꽃이 저절로 솟아나고 수백 만의 천왕과 용왕과 귀신들이 예배하고 찬탄하며,연꽃 위에는 수없는 대중에게 둘러쌓인 부처님이 알 수 없는 신통한 도력을 나타내셨다.

그때에 그 부처님이 오른 손을 들어 나의 정수리를 만지시면서,<보안경(普眼經)>을 말씀하셨는데,부처님의 경계를 보여주며 보살의 행을 나타내시는 것이었다.나는 천 이백 년 동안 그의 가르침을 받들어왔으므로 이 한가지 법문을 알지만,어떻게 보살의 모든 행을 알 수 있으랴?여기서 남쪽으로 육십<유순>을 가면<해안국(海岸國)>이 있는데,그것에<선주(善住)비구>가 있을 것이다.거기가서 법을 물어라.

5,<선재동자>는 그의 말을 생각하면서 <해안국>에 가서 <선주비구>를 찾았다.<선주비구>는 허공에서 거니는데,많은 하늘 무리들이 꽃을 흩으며 풍악으로써 공양하였다.<선재동자>는 합장하여 예배하고 이렇게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닦으오리까?><선주비구>는 말하였다.

<선남자여,나는 보살의 걸림없는 법문을 이루었으며,밝고 깨끗한 지헤의 광명을 얻었고,그리하여 중생들의 마음을 살피는데 조금도 막힘이 없노라,일부러 짓는 것이 없는 신통을 얻었으므로,시방세계의 많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이치를 모두 듣고 기억하며,어떤 중생이나를 보기만 하면 모두 <삼약상보오디>를 얻을 것이다.나는 이 걸림이 없는 한 가지 법문만은 알지만 보살들의 수없는 공덕이야 어떻게 알겠는가?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자재국(自在國)>에<축약성(祝藥城)>이 있고,거기<미가장자>라는 의사(醫師)가 있을 것이다.그이에게 가서 도를 물어라>.

6.<선재동자>는 다시 <축양성>을 찾아갔다.일만 대중에게 들려싸여 <윤자장엄광경(輪子莊嚴光經)>을 말하는 <미가>의사에게 예배하고 이렇게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저는 <삼약상보오디>마음을 내었는데,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배우며,생사 중에 있으면서도 보살의 지혜를 잃지 아니할는지 알지 못하오니,가르쳐 주시길 바라나이다.>이때에<미가>의사는 자리에서 내려와 <선재동자>에게 공손히 절하며,여러가지 향과 꽃과 옷으로 공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좋다 좋다! 선남자여.그대는 이 위없는 보오디 마음을 내었구나 ! 이 마음을 내는 이는 온갖 부처의 성품을 지키고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하게 하고,모든 중생을 교화하게 되어,부처님과 하늘들의 보호를 받고 깨끗한 광명이 보살도를 비쳐줌을 얻게 되리라.

선남자여,보살은 중생의 부모가 되어 그들의 고통을 덜어 줄것이며,땅이 되어 모든 선근을 길러 줄 것이며,바다가 되어 한량없는 공덕보배를 갖출 것이며,햇볕이 되어 세간의 어리석은 어둠을 없애버릴 것이며,서늘한 달이 되어 모든 중생을 시원하게 할 것이며,맹렬한 불이 되어 탐심과 애욕을 태울 것이며,다리가 되어 나고 죽는 바다를 건너게 하리라.

나는 시방세계 모든 중생들의 말을 알아들어서 <보살의 하는 말이 헛되지 않는 법문>만을 이룩하였으니,어떻게 보살의 행을 말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남쪽<주림(住林).나라가 있고 그 나라에 <해탈장자(解脫長者)>가 있으니 그 사람에게 가서 보살도를 물으라>

7.<선재동자>는 이 법문을 듣고 신심을 내어 선지식에게 훌륭한 지혜를 얻는줄 확신하고 남쪽으로 향하여 길을 떠났다.

선재동자는 보살의 하는 말이 헛되지 않는 법문을 생각하면서 열 두해만에 <주림>나라에 이르러<해탈장자>를 뵈옵고,생각하였다.<선지식은 만나기 어렵고,가까이 모시고 있으면서 그의 뜻을 따르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구나-

<거룩하신 이여,저는 이미 위없는 보오디를 구하려는 마음을 내어삽고,이제는 부처님네의

모든 서원을 만족하고,부처님네의 지혜 광명을 얻으려 하오니,바른 법에 나아가는 문을 열어 의혹의 가시를 뽑아 주소서,어떻게 하오면 보살의 행을 닦으오리까?>

<해탈장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부처님의 막힘 없는 장엄법문을 성취하였으므로 시방세게의 모든 부처님을 뵈옵거니와,부처님네가 여기 오시는 것도 아니고,내가 그리로 가는 것도 아니어서,부처님네는 오고 가는 모양이 없고,그대로 막힘 없는 힘을 갖추었느니라.그러므로 보살은 자기의 마음으로 불법을 얻고 보살행을 닦으며,자기의 마음으로 큰 원력을 일으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지혜의 광명으로 자기의 마음을 비치어 보고 부처님같이 자재한 마음을 내어야 하느니라. 나는 이 막힘 없는 법문만을 알고 있으므로,보살의 걸림없는 지혜와 수행을 끝까지 갖추려면,남쪽으로 가서<장엄염부제정(莊嚴閻浮提頂)>나라의 <해당(海幢)비구>에게 물어라.

8.<선재동자>는 매우 기뻐서 장자의 공덕을 찬탄하고 만족한 생각도 없이 우러러 보면서 눈뭄을 흘렸다.그리고 선지식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장자에게 하직하고 남쪽으로 향하였다.<해당비구>는 고요히 앉아서 삼매에 들었는데,숨을 쉬는 기척도 없이 몸을 움쩍도 않았다.그러나 그 몸의 여러 곳으로 한량없는 작용이 생기며,광명을 놓아 마군을 항복시키며 사람들들의 나쁜 마음을 소멸하고,법을 말하여 많은 중생들을 교화하였다.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해당비구>의 부사의한 <삼매법문>을 생각하고 있었다.오래된 뒤에<해당비구>는 삼매에서 일어났다.

<선재동자>는 이렇게 물었다.<거룩하신 이여,이 삼매는 깊고 넓고 자재한 것이 진실로 생각할 수 없나이다.지혜 광명으로 모든 세계를 비치어서 나쁜 갈래의 고통을 없애고 중생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니,이 삼매는 무엇이라 이름 하나이까?>

<선남자여,이 삼매는 깨끗한 광명이 찬란한 <반야바라밀>경계라 한다.나는 <반야바라밀>을 닦아서 이 삼매를 얻을 적에 백만 아승지 삼매를 한꺼번에 얻게 되었다.나는 이 삼매를 알지만 보살들이 깊은 지혜에 들어가 청정한 법계를 분별하는 것들이야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9,<선재동자>는 <해조국(海潮國)><보장엄(普莊嚴)>동산에 있는 <휴사(休捨)><우파아시카아>에게서 법문을 듣고,그의 지시에 따라 <비목다라>선인을 찿아 갔다.큰 수풀 속에서 나무 껍찔로 만든 옷을 입고 풀 자리에 앉은 신선을 보고 도를 물었다.

<나는 망가지지 않는 지혜의 법문을 얻었노라>하면서 오른손으로 <선재>의 머리를 만지고,또 손을 잡았다.<선재>는 별안간에 자기의 몸이 시방세계의 수없는 부처님앞에 있는 것을깨달았다.그 부처님들의 몸매와 권속과 광명을 뵈옵고,걸림없는 지혜 광명을 따라 부처님의 신력을 생각하면,서한 부처님 앞에서 하루를 지내기도 하고,또 다른 부처님 앞에서 이레 낮 이레 밤을 지내기도 하며,혹은 한달,한해,백년,천년,한량없는 오랜 세월을 지내는 줄을 스스로 알았다.그리고 망가지지 않는 지혜에 비치어졌으므로 가지각색의 삼매와 지혜를 얻었다.

이때에<선인>은 <선재>의 손을 놓았다.<선재>는 자기의 몸이 본 고장에 돌아온 것을 알았다.

<거룩하신 이의 힘으로 지금도 기억하옵니다.>

<내가 아는 것은 이것뿐이로다.저 보살들의 한없는 지혜로 부처님님의 지헤 등불을 얻는 것이라든지,모든 세간의 지혜의 몸을 나타내는 것들은 나로서는 알지 못하노라.남쪽으로<진구국(進求國)>에 가서 <방편명(方便命).브라흐만>을 보고 보살도를 물어라.>

제10장 <브라흐만>들의 법문

1,<선재동자>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선인에게 예배하고 길을 떠나 <진구국>에 다달았다.<방편명.브라흐만>은 고행을 닦는라고 사면으로 맹렬한 불이 타는 높고 험한 칼산에서

뛰어내려 불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그<브라흐만>은 공손하게 절하고,법문을 묻는 <선재>에게 <그대가 만일 이 칼산에 올라가서 저 불구렁에 몸을 던지면 보살의 행이 저절로 깨끗하여지리라>

<선재>는 이렇게 생각했다.<사람으로 태어나서 선지식을 만나기가 어렵고,바른 법문을 듣는 것은 더욱 어렵다더니.이 브라흐만은 악마거나 악마의 심부름군으로서,일부러 선지식의 모양을 짓는 것이 아닌가.지금 나에게 목숨을 재촉하니 이것은 불법을 멀리 여의게 하려함에 틀림 없으리라.

바로 이때,허공중에서 십만의 범천들이 이런 말로<선재동자>를 타일렀다.

<선남자여,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이사람은 대성인이다.금강 같은 지혜 광명으로 모든 중생들의 탐욕 바다를 말리는 것이다.이 사람이 불구렁이에 몸을 구울 적에,큰 광명이 솟아 나와 하늘 세계를 비추면,우리들은 五욕락(欲樂)을 즐기지 않게 되며,하늘사람들은 그곳으로 오게하여 법을 일러주며,또 그 광명이 <아비지옥>에 비치어 고통받는 중생들을 천상에 나게 한다.>

<선재동자>는 범천의 말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방편명>브라흐만이 진정한 선지식인 줄을 알고,잘못된 것을 뉘우치면서 칼산에 올라가 불구렁으로 뛰어 들었다.미처 불구렁에 이르기도 전에 <편안히 머무는 삼매>를 얻고,불구렁에 들어가서는 <고요하고 안락한 삼매>를 얻었다.그리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참으로 신기합니다.이 칼산과 불구렁도 내 몸에 닿을 적에는 평안하고 쾌락함을 주나이다.>

<방편명>은 말하였다.

<선남자여,나는 그지없는 보살 법문을 알았을 뿐,모든 원을 만족하고 중생의 번뇌를 소멸하는 보살들의 큰 행이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남쪽으로 가면서 여러 나라에서 여러 선지식들을 찾아가서 보살행을 물어라.>

2.<선재동자>는 남쪽으로 가면서 여러 나라에서 여러 선지식을 찾아 좋은 법문을 많이 듣고,다음에<만다성(滿幢城)>의 만족왕(滿足王)>을 찾아갔다.그 성에 이르러<만족왕>이 궁전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정사를 한다는 말을 듣고,<선재>는 궁전으로 들어갔다.<만족왕>은 금강으로 만든 자리에 앉아서 머리에는 <염부단금>으로 반달(반달)을 장식한 보관을 쓰고,머리카락은 검푸르고,귀바퀴는 길게 늘어지고,몸에는 영락을 걸었으며,위에는 진주로 꾸민 일산이 덮였고,곁에는 야광주로 꾸민 당번(幢幡)을 세워 찬란한 빛이 사방에 비치었다.일만 대신과 장군들이 모시고 정사를 하고 있었다.

<선재>는 또 무수한 백성들이 나라의 법을 어기고 형벌을 받는 것을 보았다.혹은 다섯 군데에 결박을 지었고,혹은 손발을 끊기었고,귀와 코를 잘리었고.두 눈을 뽑혔고,허리를 찍힌 것,끊는 양재물에 삶은 것.기름 가마에 볶는 것.전으로 싸고 기름을 붓고 불로 태우는 등 끔직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선재>는 속으로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려고 보살 도를 배우는 터인데,이 <만족왕>은 사람으로는 할 수 없는 혹독한 형벌을 마음껏 하고 있으니,나쁜 사람 중에도 가장 악독한 사람이구나.>

이때에 허공에서 하늘사람들이 <선재>에게 권하였다.

<이 왕에게 가르침을 청하라,보살의 방편을 중생으로는 생각하지 못하느니라.>

<만족왕>은 정사를 끝마치고 나서 <선재>의 손을 잡고 궁전에 들어가,어마어마한 궁전의

설비와 장엄이며,하늘아가씨 같은 시녀들 五백 명이 시위하고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말했다.<선남자여,나는 보살의 요술같은 법문을 성취하였노라.이 나라 백성들로서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남의 아내를 범하거나,나쁜 소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은 말로만 교화하여서는 그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없으므로,이런 요술을 부려서 그들로 하여금 나쁜 버릇을 버리고 착한 일을 하게 하느라고 이러한 여러가지 혹독한 고통을 보여 주노라.선남자여,내 성품이 조그만 개미 한마리도 해롭게 할 마음을 내지도 못하는데,하물며 사람들을 두고랴. 사람은 모두 선근을 내는 복밭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3.<선재동자>는 이번에는 <가릉가파제>국의 <사자분신(師子奮迅)>비구니를 찾아 갔다.

그 나라에 이르니 <사자분신>비구니가 일광(日光)숲 가운데서 중생들을 위하여 법문을 말하고 있었다.광명이 번쩍이는 여러가지 나무 밑에 수없는 사자좌가 놓였고,비단 방석을 깔고,보배 그물을 드리웠고,한량없는 권속들이 둘러 앉았으며, 비구니는 부사의한 신력으로 말미암아 여러 곳 사자좌에 낱낱이 앉아 있었다.얼굴과 몸매는 한없이 단정하였고,행동거지는 아름답기 비길 데 없으며,안정된 마음,단아한 태도는 <마니>구슬 같았고,잔잔한 호수와도 같았다.비구니는 정성을 다하여 보살행을 묻는 <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선남자여,나는 보살의 지혜를 끝까지 궁구하는 법문을 성취하였으므로,누구나 나를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모두 <반야바라밀>법문을 일러 주지마는,사람이란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온갖 말을 모두 알지마는 말에 고집하지도 아니하며,모두 부처님을 뵈옵지마는 부처님이란 집착을 내지도 아니하노니,법신(法身)을 깊이 아는 까닭이며,또 한 생각 동안에 온갖

법계(法界)에 가득 차지마는 법계란 생각에 집착하지도 아니한다.그것은 모든 법이 요술과

같은 줄을 아는 까닭이니라.>

4,<선재동자>는 <사자분신>비구니의 지도를 따라서 <험난국(險難國)>으로 <바수밀다>

아가씨를 찾아갔다.<보살장엄성>에 들어가 <바수밀다>아가씨의 있는 데를 물어니,그 아가씨가 훌륭한 지혜를 가진 줄을 모르는 사람들은 <보아하니 얌전한 동자인데 어째서 그런 여자를 찾는가>하고,아는 이들은 <선재>를 칭찬하면서,이 성안의 깊은 궁전에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아가씨가 있는 집은 크고 넓어서 담은 열 겹을 들렀는데,<다라나무>를 줄지어 심었고.참호(塹壕)도 열 겁인데 <팔공덕수(八功德水)>가 가득 차고,밑에는 금모래가 까리고 각색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보배로 꾸민 궁전과 누각에는 향기가 풍기고 처마끝에 드리운 풍경에서는 꽃향기를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아가씨의 얼굴은 아름답기 짝이 없고 태도가 단정하며,음성이 보드라왔다.또한 문장이 놀랍고 글씨도 명필이며,모든 기예를 모르는 것이 없었다.

보살도를 공손히 묻는<선재>에게 대답하는 법문을 이러하였다.

<선남자여,나는 애욕을 여읜 깨끗한 법문을 이루었노라.그리하여 하늘 사람이 나를 볼 때에는 내가 하늘사람이 되고.이 세상 사람이 나를 볼 적에는 이 세상 사람이 되는데,그 미묘한 태도는 천상,인간에 비길 이가 없다,음욕에 반한 사람이 나를 찾아오면 음욕을 여의는 법문을 가르쳐서 애착 없는 삼매를 얻게 하고,나의 얼굴을 보는 이는 환희삼매를 얻게 하고 나와 한 자리에서 자는 이는 해탈하는 광명을 얻게 하고,나를 끌어 안은 이는 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삼매를 얻게 하고.나의 입을 맞추는 이는 비밀한 공덕장(功德藏)을 얻게 하노니,누구든지 내게 오기만 하면 애욕을 여의는 법문을 얻게 되느니라.

5,<선재동자>는 또 <남해>에 있는 <보타락가산>으로 <관세음보살>을 찾아 갔다.산의 서쪽 가는 데마다 흐르는 시내와 맑은 샘이 있고,수목이 무성하였다.<관세음보살>이 야들야들한 풀위에 금강보좌를 놓고,가부좌하고 앉아 둘러 앉은 보살들에게<대자비경>을 말하고 있었다.<선재동자>는 합장 정례하고 보살도를 배우려고 왔다는 뜻을 여쭈었다.

<관세음보살>은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그대가 능히 더없는 보오디심을 내었구나.나는 대자비(大慈悲)의 법문과 광명의 행을 성취하고,모든 부처님들의 계신 곳에서 중생을 교화하노니,혹은 보시로 거두어 주고,혹은 일을 함께 하면서 교화하고,어떤 때에는 부사의한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광명을 놓아서 번뇌를 덜어 주기도 하고,아름다운 음성으로 교화하기도 하고,위의를 갖추고 법을 말하기도 하여,자재한 신력으로 방편을 베풀어 깨달게 하기도 하며,또는 그들과 같은 몸을 나타내어 그들을 건져주며,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려는 서원을 세우고,그들의 험난한 길에서 헤매는 공포,번뇌의 공포,어리석은 공포,얽어메이는 공포,살해를 당하는 공포,빈궁한 공포,다투는 공포,죽는 공포,나쁜 곳에 떨어지는 공포,사랑하고 미워하는 공포들을 구원하여 주며,또 나를 생각하거나 나의 이름을 일컫거나 나의 몸을 보는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공포를 여의게 하노라,나는 다만 이 대자비의 법문과 광명의 행을 알고 있지만,보살들의 남을 이롭게 하려는 큰 서원과 <보현>의 큰 행은 나로서는 알지 못하는 바로다.>

제11장 <밤차지 하늘>들의 법문

1,<선재동자>는 가는 데마다 선지식들의 법문을 듣고,가르침을 받았다.<카필라>성에 이르러서는 <파사파타>.밤차지.하늘<主夜神>을 찾았다.동쪽 문으로 들어가 성중에 있는데,초저녁쯤 되어서 <파사파타,밤차지,하늘>이 성 위의 공중에 나타났다.금빛같은 몸에 주홍빛 옷을 입고 보배로 단장하였는데,눈과 머리카락은 검푸른 빛이고,정수리에는 북상투를 틀고 있었다.몸에서는 샛별같은 빛이 솟아나와 한량없는 사람들을 교화하여 삼악도를 멀리 여의게 하고 있었다.<선재동자>는 이런 훌륭한 모양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밤차지,하늘>의 발에 절하고 보살도를 물었다.

<파사파타>는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나는 광명으로 모든 법을 비추어 중생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법문을 성취하였노라,그리하여 밤이 깊고 인적이 고요하여져서 귀신과 도둑이 돌아다닐 때나,구름이 흐리고 안개가 자옥하여 햇빛이 캄캄할 때에,중생들이 바다나 산골짜기나 벌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거나,여러가지 험난한 일을 만나게 되면,내가 배도 되고,말도 되고,바다의 신장도 되어주며,달도 되고 횃불도 되고 별도 되어 그들의 어려운 경우를 구원하여 벗어나게 하노라.또 중생들이 국토에 애착하여 모든 고통을 받는 이에게는 부처님의 지혜 경계에 머물게 하고,고향이나 촌락에 애착하여 고통을 받는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애착을 여의게 하며,어떤 중생이 갈 곳을 몰라 동쪽을 서쪽이라 하거나,남쪽을 북쪽이라 하면,방편으로 가르쳐 잘못된 생각을 깨닫게 하며,나가려는 이에게는 문을 열어 주고,길을 잃은 이에게는 바른 길을 가르치고,강을 건너려는 이에게는 배를 마련하여 주어서 구제하며,또 중생들이 무상(無常)한 것을 떳떳하다 하고,괴로운 것을 즐겁다 하고,<나>라고 할 것이 없는 것을 <나>라 하고,부정한 것을 깨끗하다 하여 굳이 고집하여서,원인과 결과를 믿지 않고,선과 악을 분별하지 못하며,함부로 살생을 하거나,잘못된 생각으로 부모에게 불효하거나,삼보에 공양하지 않는 이가 있으면,나는 깨끗한 지혜의 빛으로 어리석음을 없애주어 도를 배우려는 마음을 내게 하노라.>

<선재동자>는 게송으로 노래하여<밤차지 하늘>을 찬탄하였다.

<거룩하신 이의 깨끗하온 몸매 꾸미는 일 없어도 의젓하시어 상호와도 같고 보배로 쌓아 올린 산과도 같네.으리으리 한 광명 온세계에 비치고 옥같이 깨끗한 마음 허공과 같아,털구멍마다 흘러나오는 빛은 모든 세계에 공덕에 공덕 구름을 내리나니.

털구멍마다 화신(화신)이 쏟아져 시방세계에서 중생을 구제,그 이름 듣거나 형상만 보아도

큰 공덕 얻어 도를 구하리.>

2.<선재동자>는 또 <마가다>국으로 <이구광명.밤차지.하늘>을 찾아갔다.보살도를 묻는 <선재>에게 ,이구광명.밤차지,하늘>은 이렇게 법을 말하였다.

<선남자여,나는 (고요한 선정(禪定)으로 정진을 좋아하는 법문)을 이루었으므로 부처님들의 신력과 이름을 알고,또 부처님의 한량없는 목숨,미묘한 음성,청정한 법신이 법계에 가득한 줄을 알지마는,부처님의 그러한 모양에 집착하지 아니한다.그 이유를 말하면,세상의 모든 집착을 없애으므로 여래는 지나간 것이 아니며.일어남이 없으므로 여래는 장차 올것이 아니며,태어난 몸이 없으므로 여래는 지금 있는 것이 아니며,말로 할 수 없으므로 여래는 꺼지는 것이 아니며,요술같은 법을 나타낸 것이므로 여래는 참이 아니며,중생들을 이롭게 하려고 이 세상에 나셨으므로 여래는 거짓이 아니며,여기서 죽어 저곳에 나는 것이 아니므로 여래는 갈 데가 없으며,법의 성품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여래는 깨뜨릴 수 없으며,말할 길이 끊어졌으므로 여래는 한 성품이며,법을 끝냈으므로 여래는 성품이 없느니라.

선남자여,나는 이 <고요한 선정으로 정진을 좋아하는 법문>을 얻었으므로,자비한 마음으로 중생을 구원하며,중생으로 하여금 다섯가지 욕심을 여의고 바른 법을 좋아하게 하며,집이 집 아닌 줄을 믿고 집을 떠나 도를 배우게 하며 선정을 익히기 시끄러운 소리를 막으며,광명을 놓아 어둠을 없애며,삼보와 선지식을 찬탄하여 나쁜 짓을 쉬고 착한 일을 하게 하노라.

3.<선재동자>.는 다시 묘한 공덕으로 중생을 구호하는 <밤차지 하늘>을 찾아갔다. 그 하늘은 <선재>에게 모든 세상을 교화하는 보살의 경계를 나타내어 보이고,양미간의 백호상(白毫相)으로 광명을 놓았다.그 광명이 모든 세계를 비추고,,선재.의 정수리로 들어가서 온몸에 가득 찼다.그때의 <선재>는 <때를 여읜 원만한 삼매>를 얻었고.그 삼매의 힘으로 낱낱 티끌 속에서 수없는 세게와 여러 산에 둘러싸인 큰 바다와 용왕이 궁전과 아수라의 성곽과 지옥과 아귀와 축생들의 사는 데를 보았고,여섯 갈래의 중생들이 죽고 나는 것을 보았다.이러한 모든 세계 가운데 이 밤차지 하늘이 있어 한꺼번에 여러중생들의 앞에 나타나서 중생들을 제도 하는 것을 보았다.

이 하늘이 지옥 중생을 위해서는 모든 고통을 쉬게하고,축생에게는 죽이고 해치는 공포를 덜어주고,아귀에게는 기갈을 없애 주고,사람들을 위해서는 캄캄한 공포,나쁜 놈 어리석은 어둠이란 공포,죽는 공포 따위를 없애 주었다.모든 중생들의 어리석은 어둠 속에 있으면서

지헤의 광명을을 내게 하기 위하여 교화하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이 <하늘>의 부사의한 보살 경계를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여 공송하게 예배하고,일심으로 우러러 보고 있었다.<하늘>은 <선재>에게 말하였다.

<나는 티끌같이 많은 오랜 옛적에 이 세상에 나신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문을 그댈대로 듣고 받들들어 한 귀절도 잊지 아니하였으며,수없이 많은 부처님 앞에서 깊고 묘한 법계와 청정한 법신을 얻고 모든 지혜의 광명을 널리 비추어 지금까지 증득하지  못하였던<보현>의 큰 행을 모두 만족하였노라.>

4.<선재동자>는 이 하늘의 지도로 멀지 않는데 있는 <적정음(寂精音.밤차지 하늘)>을 찾아갔다.그 하늘은 보배연꽃 사자좌에 앉아서 백만억 하늘사람들의 호의를 받으면서,보살도를 묻는 <선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나는 <한량없는 기쁨으로 장엄한 법문>을 얻었으므로,모든 중생의 마음을 말게 하며,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여러가지 고통을 덜어주고,여러 위없는 쾌락을 얻게 하며,

법문을 일러주어 점점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노사나>부처님의 부사의한 상호장엄(相好莊嚴)을 뵈옵고 한량없는 기쁨을 일으키며,그 부처님의 털구멍마다 수없는 광명을 놓아 모모든 세계에 비치며,청정한 음성을 내어 법문을 말씀하여 중생을 교화하심을 보고 한량없는 즐거움을 일으키며,온 법계 중생에게 <일체종지>를 주었으므로 얻은 것도 얻는 것이 아니며,본 것도 본 것이 아니며,제도한 것도 제도한 것이 아니며,만족한 것도 만족한 것이 아니니,법계의 성품을 분명히 안 까닭이며,지나간 법,오는 법이 모두 한 성품임을 이해한 까닭이니라.

불자여,이 법문은 것이 없으니 모든 법의 바다를 끝까지 통달한 까닭이며,깊고 넓으니 고요한 지혜의 경계인 까닭이며,파괴할 수 없으니 지혜로 아는 까닭이며,이 법문이 곧 두루 넓은 문이니 한모양 속에 모든 것에 자재한 힘을 포함한 까닭이니라.

도 이 법문은 땅과 같아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며,불과 같아서 탐욕과 애정을 마르게 하며,바람과 같아서 중생들의 지혜를 내어 주며,구름과 같아서 감로법을 내리며,해와 같아서

어둠을 없애며,그림자와 같아서 모든 업보를 어긋나지 않게 하느니라.그러나 이런 비유는 비유될 수도 없는 것이니라.>

<선재>는 물었다.

<보살님은 무슨 법을 닦아서 이 법문을 얻었나이까?>

그 하늘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열 가지 묘한 법을 닦아서 이 법문을 얻었으니 보시를 닦아 중생을 기쁘게 하고,계행을 지키어 공덕을 만족하고,인욕(忍辱)을 행하여 법의 참된 성품을 알고,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종지>에서 물러나지 않고,선정을 닦아 중생의 번뇌를 없애주고,지혜를 닦아 온갖 법을 분별하고 방편으로 중생을 효화하고,큰 원력으로 끝없는 세월에 보살행을 닦고,

모든 힘을 닦아서 생각 생각에 모든 세계에서 정각(正覺)을 이루고,끊임없는 지혜를 닦아 삼세의 온갖 법을 깨달았느니라.>

제12장 <고오피이>부인과 <마아야아>부인의 법문

1<선재동자>는 이번에는 <카필라>성중에 있는 <고오피이부인>을 찾아갔다.그 성중에 있는 <장엄강당>에 이르니,<묘덕천(妙徳天)>이 일만 천인(天人)고과 함께 <선재>를 맞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서 오십시요,큰 지헤를 가지신 이여,당신을 뵈오니,용맹하게 보살도를 닦으면서 조금도 게으른 마음이 없고,몸가짐이 단아하고 이목구비가 모두 조화되었으니,오래지 않아 뷰처님의 삼업(三業)을 얻으리이다.>

<선재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천인의 말씀과 같이 나는 사람들의 번뇌를 없애고 평안한 쾌락을 얻게 하기를 원하나이다.저 중생들은 여러가지 죄업을 짓고 삼악도에 떨어져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고 있사오니,보살이 이것을 보고 안타갑게 걱정을 하는 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애지중지하는 외아들을 두었는데,뜻밖에 몹쓸 사람이 와서 손발을 잘라버렸다면,부모의 애달픈 마음이 그지없는 것과 같나이다.>

<억 천년 지내어도 만나기 어렵던 공덕의 해 이 세상에 나타나 의혹에 뒤덥인 중생의 어두움 환희 비추어 없애버린다.어리석은 중생들 어여삐 여겨 자비한 마음 몸까지 잊고 거룩한

선지식 찾아다니며 보오디의 바른 길 얻어 보려고 보살의 수행 닦아 익히며 훌륭한 공덕 두루 배우고 지혜의 빛이 온세계 비치어 세간을 여의지도 고집도 않네.

여러 세계 다녀도 걸림이 없어 허공을 불어가는 바람과 같고,보살도(道) 구하는 맹렬한 생각 끄기 어려운 겁화(劫火)와 같네.>

그때에 <고오피이>부인은 보배연꽃 자리에서 자비를 으뜸으로 삼고,중생들을 외아들같이 생각하는 팔만사천 왕년들에게 둘러싸여 앉아,보살도를 구하는 <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법문을 말하였다.<선남자여,나는 이미 모든 보살의 삼매들을 분별하고 관찰하는 법문을 성취하였으므로,이 사바세계의 중생과 여러 나라와 선업,악업을 짓는 것과,여러 부처님들의 마음을 내고 보살행을 닦는 것과 서원과 중생을 교화하는 것들을 알며,또 중생의 마음과 그들의 선근 쌓은 것과 모든 중생들의 성품을 알며 또 모든 성문과 연각과 보살과 부처님네의 자재하신 법문을 알고있습니다.>

<선재동자>는 물었다.

<대성인께서 보오디심을 내신지는 얼마나 오래 되었나이까?>

<고오피이>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불자여,한없이 오랜 옛적에<증상공덕태자(增上功德太子)>가 있어 훌륭한 수레를 타고 

<향아산(香牙山)>에 가서 놀다가 <이구묘덕(離坵妙德)아가씨>를 만났다.사랑하는 맘을 내어 혼인할 뜻을 말하면서,아가씨를 데리고 온 그의 어머니와 세사람은 이러한 말을 주고

받아 받았습니다.<태자><나는 위없는 보오디를 얻기 위하여서도 처자 까지도 보시할 생각을 가졌으니,그대가 이것을 사양하지 않는다면 아내로 맞을 뜻이 있노라.><아가씨><태자여,나를 태자비로 맞아드린다면,설사 여러 백천년동안 지옥에 들어가서 지긋지긋한 고통을 받는다 한들 사양할리 있사오리까.><어머니><비단같이 보드라운 몸을 가지고 아름다운 연꽃속에서 태어난 내 딸,도를 닦는 태자의 아내 된다면,오래오래 기다리던 소원입니다.>고-

이리하여 태자는 아가씨를 데리고<승일광(勝日光)부처님>계신 데로 가서,부처님의 법문을 듣고,<아눗타라삼약상보오디>에 물러나지 않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선남자여,그때의 태자는 지금의 <샤아카무니>부처님이시고,아가씨는 이몸이었소.그 뒤부터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 법문을 듣고,들은 대로 닦아 행하였으나,<보현보살>의 행하는

법문만은 알아볼 도리가 없으니,그 보살의 법문은 허공 같아서 요량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선남자여.나는 끝없는 오랜 세월을 두고<보현보살>의 몸을 뵈옵드라도 만만족한 생각이 없었으며,또 보살의 털구멍마다 한량없는 세계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2,선재동자는 <고오피카아>부인이 가르치는 대로 <카필라>성의 <마아야아>부인을 찾아갔었다.마침<보안(寶眼)>이라는 <성차지 천인>이이 있어 거룩한 형상으로 허공에 나타나<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생사를 벗어나기 위하여 마음의 성(心城)을 수호할 것이며,부처님의 열 가지 힘을 얻기 위하여 마음 성을 장엄 할 것이며,인색하고 아첨한 마음을 여의기 위하여 마음성을 깨끗이 할 것이며,모든 삼매를 계속하고 자재한 힘을 얻기 위하여 맹렬하게 타는 마음의 성을 꺼버릴 것이며,지혜의 빛으로 부처님 바다와 그 권속들을 비추기 위하여 마음성을

비출 것이며,부처님의 공덕 바다를 받아 들이기 위하여 마음성을 구족할 것이며,끝없는 자비로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마음의 성을 튼튼히 할 것이외다.>

또 <법묘덕(法妙德)천인>은 아름다운 음성으로<마아야아>부인을 찬탄하고,광명을 놓아 한량없는 세계를 비치고,다시 돌아와서 <선재>정수리로 들어가서는 온몸에 가득히 퍼퍼지었다.그때에<선재>는 때 없이 빛난 눈을 얻어 어리석음을 없애고,중생의 참된 성품을 알고,부처님 몸을 뵈왔다.

이때에 큰 보배 연꽃이 땅에서 솟아났다.꽃 위에 누각이 있고,그 안에 <마니>로 된 사자좌

가 있는데<마아야아>부인이 그 위에 계시어 가지가지 미묘한 몸을 나타내고서 <선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나는 큰 원과 지혜의 요술 같은 법문을 성취하였다.그리하여<비로자나 여래>의 어머니가 되었고 이<남섬부주>에서는<카필라>국의 <슛도오다나(정반왕)>궁에서 <싯다아르타>태자를 나아,부사의한 신력을 나타내었노라,선남자여,내가 <슛도오다나>왕궁에 있으면서<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보살의 몸을 보니,털구멍마다 큰 광명을 놓고,그 광명은 수없는 보살들의 태어나는 여러 모양을 나타내었고,또 모든 세계를 두루 비추고나서 나의 정수리에 닿으면서 나의 몸으로 들어갔다.그때에 내몸은 허공과 같아서 시방 보살의 장엄한 궁전을 받아 드렸다.

제13장<미륵보살>과<보현보살>

1.선재동자는 다시 남쪽에 있는 <묘의화문성(妙意華門城)>으로 <덕생동자(德生童子)>와 <유덕동녀(有德童女)>를 찾아 갔다.그들은 <남쪽에 있는 해간국(海澗國)을 찾아가서 <대장엄장(大莊嚴藏)수숲 속에 계시는 <미륵보살>에게 법을 물으라>하면서,<선재>를 위하여 선지식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선남자여,선지식을 찾아가려면,땅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한다.모든 사물을 이바지하는데 게으른 마음이 없는 까닭이니라.또 그의 뜻을 따르기 위하여 내 몸이 없다는 마음과 스스로 낮추는 마음을 낼 것이며,또 자신에는 병들어 고통하는 생각을 하고 선지식에게는 의사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으니라.그 까닭을 말하면 정직한 마음으로 선지식을 보게되고 그의 가르침에 따라 선근이 자라는 것이,마치<설산>을 의지하여 모든 약초가 나는 것 같으니라.불법의 그릇이 됨에는 바다가 여러 강물을 받아 들이듯 하며,보오디심을 깨끗이 함에는 금을 단련 하듯 하며,세간 일에 물들지 않음은 물속의 연꽃같이 하며,세계를 널리 비치기는 햇볕과 같이 하며,보살의 몸을 자라게 함은 어머니가 아기를 기르듯 하여야 하느니라

선남자여,이러한 여러가지 법은 선지식이 근본이 되나니 그를 의지하여 일어나고,그를 의지하여 생겨나고,그를 의지하여 머물고,그를 의지하여 얻는 것이니라.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한없이 기뻐하면서 걷고 걸어서<해간국>에 이르렀다.<미륵보살>이 계시는 누각을 향하여 공손히 엎드려 절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이는 부처며 보살이며 선지식이며 법보가 계시는 곳이며,온갖 법계의 경계다>

또 생각하기를<모든 법은 꿈과 같고,메아리 같다,인연으로 생긴 것이므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업의 원인을 따라 과보를 받는 것이며,믿는 마음으로야 바른 깨달음을 이룰 것이다.<나>라 <내것>이란 고집을 여의고야 인과의 깊은 이치를 깨달아 법계의 실상(實相)에 들어갈 것이로다>고.

절하고 일어나기도 전에,법이 이러한 줄을 알았고,부사의한 선근을 얻었으며.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이렇게 노래하였다.

<크게 자비하신 미륵보살님 미묘한 공덕으로 중생을 건지시며,관정위(灌頂位)에 머무시는

여래의 맏아들 고요히 이 법당에 머무르시다.

탐,진,치 잘못된 마음 모두 다 끊어 없애버리고 고요함을 좋아하시는 이가 조용히 이 법당에 머무르시다.나고 죽는 바다에 깊이 들어가 번뇌의 용을 처 물리치고 부처님 지혜 보배 캐어 가진 이 편안히 이 법당에 머무르시다.

수많은 중생들을 대신하여 오는 세상이 다하도록 가진 고통을 받아주실 이 의젓이 이 법당에 머무르시다.

부처님 제자 이 집에 머물러 중생과 세계와 세월들까지 모든 것이 모두 다 자성없는 줄 언제나 그렇게 보고 계시다.

중생이 평등하고 법도 평등하고 원력력과 세계와 삼세가 평등해 미륵보살의 걸림없는 수행 손을 모아서 정례합니다.>

이리하여<선재동자>는 문안에 서서<미륵보살>을 멀리 바라보았다.보살은 수많은 천룡팔부(天龍八部)와 대중에게 호위되어서 위엄도 거룩하시게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셨다.<선재>는 합장하고 여쭈었다.

<성인이시여,어찌하오면 본 마음을 저버리지 않고,삼보를 거스리지 않고,하늘 사람과 중생들을 속이지 않고,보살의 본 집인 여래의 바른 법을 얻어지리까? 

<미륵보살>은 대중을 둘러보시고<선재동자>를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이 동자가 보살도 구하기를 머리에 붙는 불을 끄듯이 하는 것을 보았는가? 이 동자는 <문수보살>의 말씀을 듣고 많은 선지식들을 찾으면서 조금도 게으른 생각 없이 지금 나에게까지 온 것이다.

그는 모든 중생을 구원하려는 마음을 내고 나쁜 갈래와 나쁜 소견과 위험한 길을 벗어나 어리석은 이에게는 지혜의 등불을 켜고,생사에 헤매는 이에게는 바른 길을 가르키고 지혜의 문으로는 삼계의 옥을 열어 주고,지혜의 칼로 나쁜 소견에 얽메인 것을 끊어 주며,정법의 비를 맞아도 싫은 생각을 내지 않고,모든 공덕을 용맹하게 궁구하며 몸과 생명도 아끼지 않고 선지식을 찾았다.깨닫는 데 나아갈 길을 닦을뿐,이익을 탐내지 않으며,보살의 정직한 마음을 버리지 않고 집안 살림에 애착하지 않으며,五욕락(欲樂)에 물들지 않고,부모와 친척에게 끌리지 않으면서,오로지 일체종지를 닦을 뿐이니,이런 사람은 참으로 만나기 어려우니라.>

그리고 나서<선재>에게는 이렇게 말하였다.

<선재여,그대는 기뻐하라.오래지 않아서 큰 과보를 얻으리라.모든 보살들을 오랜 세월을 두고 보살행을 닦았는데.그대는 이번 생에서 한꺼번에 얻게 되는구나.이것은 곧은 마음으로 꾸준히 나아간 탓이니라.누구든지 이런 법을 얻으려는 이는 마땅히<선재동자>와 같이 닦고 배워야 할 것이니라.선재여,그대는 지금<문수보살>에게 나아가 모든 법문과 지혜의 경계와 <보현>의 행을 물어라.>

2.<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어느덧<문수보살>은 멀리서 팔을 펴 보배영락을 <선제>에게 주었다.<선재>는 영락을 받고 기뻐하면서<미륵보살>에게 공양하였다.<미륵보살>은 오른 손으로 <선재>의 정수리를 만지면서<그대도 오래지 않아서 나와 같이 되리라>고 찬탄하리라.

<선재>는 기뻐 뛰면서 게송으로 노래하였다.

<한량없는 세월에도 만나기 어려운 훌륭한 선지식을 나는 뵈왔네.거룩하신 문수보살 크신 공덕님 선지식 뵈오듯 가까이 모셔지다.>

<미륵보살>은 <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그대는 다행히 사람의 몸을 얻었고,부처님이 세상에 나심을 만났고,또 <문수사리>대선지식을 뵈왔도다.그대는 법을 담을 그릇이라,선근이 성숙하고 욕심을 깨끗하게 하여,선지식의 거두어줌을 입고 부처님의 두호하심이 되었느니라.그 까닭을 말하면,보오디심은 부처님의 종자니 모든 불법을 내는 까닭이니라.보오디심은 좋은 밭이니 중생의 깨끗한 법을 기르는 까닭이니라.보오디심은 밝은 눈이니 올바른 길과 잘못된 길을 분명히 보는 까닭이니라.보오디심은 큰 길이니 지혜의 성에 들어가게 하는 까닭이니라.보오디심은 큰 바다이니 모든 공덕을 받아 들이는 까닭이다.보오디심은 좋은 약이니 모든 번뇌의 병을 잘 치료하는 까닭이니라.보오디심은 훌륭한 악기(惡器)니 깊고 묘한 소리가 법계에 들리는 까닭이니라.보오디심은 깨끗한 거울이니 모든 법문을 비쳐 주는 까닭이니라.

선남여,몸을 숨기는 약을 가지면 모든 사람들 보지 못하듯이,보오디심을 얻는 이는 모든 악마들이 보지 못하는니라.또 물 맑히는 구슬을 흐린물 속에 그 물이 곧 맑아지듯이,보오디심의 구슬도 모든 번뇌의 흐림을 없애 주느니라.또 사람이 물에 뜨는 구슬로 만든 영락을 몸에 걸치면 깊은 물속에 들어가도 빠지지 않듯이, 보오디심의 영락을 얻으면 나고 죽는 바다에 들어가도 빠지지 않는니라.또 한 등잔 불로 백천등잔에 불을 댕기어도 조금도

불이 덜리지 않듯이,보오디심의 등불은 삼세 부처님네의 지혜등불 댕기어도 덜리지 아니하느니라.등불을 들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방안에 어두운 것이 금시에 사라지듯이,보오디심의 등불도 마음의 어둠을 없애고 밝은 지혜를 갖추게 되느니라.사자의 힘줄로 거문고 줄을 만들어 타면,다른 줄들이 모두 끊어지듯이,보오디심의 공덕 음성은 五욕락과 소승법을 좋아하는 마음줄을 끊어버리느니라.소나 양의 젖을 한 그릇에 담고 사자젓 한방울을 그 속에 떨어뜨리면 다른 젓이 모두 녹아 없어지듯이,보오디심은 이렇게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니,사람이 만일 보오디심을 내면 이러한 한량없는 공덕을 갖추게 되느니라.

3.그때에 <미륵보살>이 오른 손가락을 튀기자 누각문이 저절로 열리고,<선재동자>가 안으로 들어가니 문이 도로 닫기었다.<선재>는 누각을 살펴 보았다.넓기는 허공과 같고,보배로 땅이 되었으며,수많은 창호가 있고,칠보로 난간이 되었고,무수한 짐대와 깃발과 일산과 영락이 찬란하게 드리워 있었다.풍악소리는 아름다운 새소리와 어울리고,여러가지 하늘 꽃들은 바람에 따라 흩날리며,누각안에 또 여러가지 누각이 있으나 서로 꺼리끼지 아니하고 아름답게 조화되었다.<선재동자>는 이 높은 누각의 휘항찬란한 장엄을 보고 즐거워 어쩔 줄 몰랐다.마음이 부드러워지면서,허망한 생각은 없어지고 어리석은 마음도 사라졌다.<선재>는 걸림없는는 몸으로 공손히 예배하였다.<미륵보살>의 위신력으로 말미암아 여러 누각에서 자기의 몸을 보게 되는 것이,마치 거울에 그림자가 비치는 듯하며,이 보살이 가지가지 형상을 나타내어 천상 사람과 세간 사람들을 교화하는 것을 보았다.마치 꿈에

아름다운 산과 숲,강과 궁전을 보고 좋아하는 것같이,<선재>도 큰 보살의 위신력으로 허망을 떠나서 삼계의 법을 보는 것이 모두 꿈인 양하였다.또 용궁에 들어간 사람이 보름이나 백년을 지내면서도 잠간이라 여기는 같이<선재>도 이 큰 보살의 궁전에 들어가서 백천 겁 동안을 잠간이라 생각하였다. 

드디어 <미륵보살>이 신력을 거두고  손가락을 튀기어 <선재>를 삼매에서 일어나게 하였다.그리고 <선재>의 묻는 말에 이것은 <삼세에 들어간 지혜로 올바르게 생각하는 장엄장법문(入三世智正念思惟莊嚴藏法門)이라고 대답하였다.

4,<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을 하직하고 떠났다.이렇게 하여 일백 십 성(城)을 지나서 마침내 <보문(普門)성>밖에 이르렀다.어떻게 하면<문수보살>을 다시 뵈올 수 있을까.일심으로 생각하였다.이때에 <문수보살>은 오른 손을 펴서 멀리 백 십<유순>을 지나 와서<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말씀하셨다.

<장하다 선남자여! 만일 믿음이 아니었던들,근심에 빠져서 고행을 갖추지 못하고 끈기를 잃어을 것이며,조그만 공덕에 만족하고 보살행을 일으키지 못하여,선지식의 거두어주심과

부처님의 생각하여주심을 받지 못하였을 것이다.그렇게 되었더라면 이러한 법의 성품, 이러한 이치,이러한 행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문수보살>은 이렇게<선재동자>를 가르쳐서,한량없는 지혜광명과 한량없는 서원과 삼매와 신통과 지혜를 성취케 하고 또<보현행>도장에 들어가게 하여,자기가 머무는 곳에<선재>를 둔 뒤,<문수보살>은 나타나지 않았다.

5,이때에<선재동자>는 삼천대천세계 티끌 수와 같은 선지식들을 만나서 그들의 가르치는대로 <일체종지>와 대자대비장(大慈悲藏)을 늘이었고,고요한 법문에 머물러 모든 경계를

분별하고,부처님네 공덕의 바다에 들어 갔으며 많은 겁 동안에 보살행을 닦아 대원을 크게

이루었다.그리하여 <보현보살>의 이름과 행과 원과 공덕을 듣고,일심으로 <보현보살>을 뵈오려 하였다.

<선재동자>는 바른 생각으로 보살행을 닦아 부처님의 열 가지 힘을 얻어려는 마음을 내었다.부처님의 신력과 <보현보살>의 선근력으로 말미암아,모든 세계에 나쁜 갈래가 없어지고,모든 중생들은 자비한 마음으로 염불삼매를 닦는 것을 보았다.또 여러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부처님의 광명을 놓아 <보현보살>의 큰 행과 큰 원을 칭찬하는 것도 보았다.<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뵈오려 하였는데,그때 마침 <보현보살>이<금강장도장(金剛藏道場)>에서 여래의 앞에 있는 <연화장사자좌>에 앉으신 것을 보았다.많은 대중에게 둘러 싸였는데,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걸릴 것이 없고,<일체지(一切智)>에 머물러 중생을 교화하며,삼세의 부처님네를 관찰하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신통력을 보고 부술 수 없는 지혜를 얻었다.곧 잠간 동안에 한 몸으로써 모든 세계에 가득하게 여러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법문을 듣고,불가사의한 부처님의 지혜와 모든 중생들의 욕망과 성품을 아는 지혜와,<보현보살>이 얻은 <반야바라밀 법문>을 얻게 되었다.

그때에<보현보살>은 오른 손으로<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졌다.그리하여<선재동자>는 한량없는 삼매와 신통과 공덕을 얻었다.<선재동자>가 지금까지 수없는 선지식을 가까이 섬기면서 얻은 공덕을 이 <보현보살>을 뵈옵고 얻은 공덕에 비기면,백천만 분에 일에도 미치지 못했다.

<선재동자>는<보현>이 행하는 모든 서원을 끝까지 갖추어서,오래지 아니하여 모든 부처님과 같이 되었다.한 몸이 모든 세계에 가득 차며,국토와 몸과 행이 같고,깨달음과 자재한 힘과 법문을 굴리는 일이 모두 같으며,대자대비와 부사의한 법문까지 모두 같게 되었다.

6,보현보살은 이러한 이치를 게송으로 말하였다. 

<두렷한 지혜의 해 번뇌 어둠 없애고 모든 법문 비치어 중생을 즐겁게,무수겁 지내고야 부처님 나시나니<우둠바라>꽃처럼 만나기 어려워,

중생을 위하여 오래오래 고생하고 세상일 따라도 마음은 물 안들어 사람들의 자격과 소원을 따라 바른 법 일러주어 교화하시다.

간 데마다 부처님 앉으셨지만 죄많은 중생들은 보는 이 없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말하는 법문 귀 있는 사람들도 듣지 못한다.

한 말로 연설하는 부처님 법문 중생들 깜냥 따라 듣는 이 각각, 혹은 일승 혹 이승 삼승 또 오승 모두들 제멋대로 듣고 알더라.

행과 지혜 다르지만 해탈은 하나 허공품이 여러가지 아니듯,부처님 묘한 음성 그와 같아서

그들의 깜냥 따라 달리 들으리. 

입으로 놓으시는 미묘한 광명 그 수효 얼마런가 팔만 또 사천 온세계 중생들게 널리 비치어 가지가지 번뇌를 끊어주시다.

허공에 솟는 달빛 차고 이즐지만 물속에 그림자를 반딧불론 못비겨,부처님 지혜달 더하고 덜도 하나 마음 물에 비치면 이승(二乘)은 가리워져.

진주보배 많이 쌓인 깊은 바다에 여러 중생 모양들이 나타나듯이,공덕보배 그지없는 인연의 바다 부처 몸에 안 비치는 형상이 없다.

검은 구름 덮이고 비가 내리면 이 몸에 열이 식고 서늘하듯이,부천님 자비 구름 감로수 뿌려 중생의 삼독불 덜어주시다.

부처님 청정법신 세상에 짝 없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모두 아니니,의지 없는 실상이 못갈데 없어 허공의 꽃도 같고 꿈과도 같이,

모양이 있도 않고 없지도 않고 빛깔도 그와 같아 무어라 할까 화수분서 모든 물건 쏟아지듯이 중생들의 광명도 있달 수 없어,

부처님이 허공에 나타나는 것 진여나 법성이나 고요한 열반 삼독을 끊어버린 <상보오디>까지 모두가 차별 없는 한가지 성품.

티끌 같은 중생 마음 세일 수 있고 바다의 물방울 수 모두다 알고 허공과 부는 바람 얽어맨대도 부처님의 공덕은 말할 수 없어.

부사의한 이 법문 듣고 즐기고 믿는 마음 굳어져 의심 없으면 위없는 보오디도를 빨리 이루어 시방세계 부처님과 평등하리라.>

약인욕요지 若人欲了知

삼세이체불 三世一切佛

응관법계정 應觀法界性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대방광불화엄경 大方廣佛華嚴經                  2019년 09월 11일 -끝냄-

                                                                                              보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