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유마경(維摩經)설무구칭경(設無垢稱經)제2권

추운보광 박 근 석 2019. 10. 7. 13:58


제2권

제3 제자품(弟子品)

이때 장자 유마거사가 평상에 누워 앓으면서 스스로 생각하였다."세존(世尊)의 대자비(大慈悲)로 어찌 불쌍히 여기지 않으시겠습니까?"부처님께서 그 뜻을 아시고 곧 사리불(舍利佛)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사리불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옛적에 일찍이 숲 속 나무 아래에서 연좌(宴坐)하고 있을 때,유마거사께서 오시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사리불이여,반드시 이렇게 앉아 있는 것만이 연좌가 아니다.무릇 연좌란 삼계(三界)에 몸과 뜻을 나툰다는 것마저 없는 것이 연좌이고,멸진정(滅盡定)에서 일으킴 없이 모든 위의(威儀)를 나타내는 것이 연좌이다.도법(道法)을 버리지 않고 범부(凡夫)의 일을 나타내는 것이 연좌이며,마음이 안에도 머무름 없고 밖에도 머무름 없는 것이 연좌이다.모든 견해에 동요됨 없이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을 닦는 것이 연좌이며,번뇌(煩惱)를 끊음 없이 열반(涅槃)에 드는 것이 연좌이니,만약 능히 이러-히 앉는 이라면 부처님께서 인가(印可)하실 것이다.

세존이시여,그때 제가 그 말씀을 듣고 묵묵히 가만히 있으면서 능히 대답하지 못했으니,그러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問疾)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대목건련(大目揵連) 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목건련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엣적에 비야리(毘耶籬)큰 성에 들어가 마을 가운데에서 여러 거사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을 때,유마거사께서 오시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대목건련이여,백의거사를 위해 설법하려면 마땅히 그대같이 설해서는 안 된다.무릇 법을 설하는 이는 마땅히 법답게 설하여야한다.법에는 중생이 없으니 중생의 번뇌를 여의었기 때문이고,법에는 "나"가 없으니,"나"라는 번뇌를 여의었기 때문이다.법에는 수명이 없으니 생사를 여의었기 때문이다.법에는 남(人)이랄 것이 없으니 전후제(前後際)가 끊어졌기 때문이다.법은 항상 적연(寂然)하니 모든 상이 멸했기 때문이고,법은 상(相)을 여의었으니 연유(緣由)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법은 이름이 없으니 언어가 끊어졌기 때문이고,법은 설함이 없으니 각관(覺觀)을 여의었기

때문이다.

법은 형상(形相)이 없으니 허공(虛空)과 같이 때문이고,법은 희론(戱論)이 없으니 마침내 공(空)하기 때문이다.법은 나라고 할 것이 없으니 나라고 하는것을 여의었기 때문이고,법은 분별(分別)이 없으니 모든 식(識)이 멸했기 때문이다.

법은 견줄 것이 없으니 상대를 여의었기 때문이고,법은 인(因)에 속하지 않으니 연(緣)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법은 법성(法性)과 같으니 모든 법에 법성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고,법은 진여를 따르니 따른다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법은 실제(實際)에 머무니 모든 치우침에 동요(動요)되지 않기 때문이고,동요함이 없으니 육진(六塵)에 의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은 가고 옴이 없으니 마땅히 머무름이 없기 때문이고,법은 공을 따르고 무상(無相)을 따르니 마땅히 지음이 없기 때문이다.

법은 좋고 나쁜 것을 여의었고,법은 더하고 덜함이 없으며,법은 나고 멸함이 없어서,법은 돌아갈 곳도 없다.법은 눈,귀,코,혀,몸,뜻을 초월한 것이어서 높고 낮음도 없으니,법은 항상하여 변함이 없기에 일체관행(一切觀行)이라는 것마저도 여윈 것이다.

대목건련이여,법(法)의 모습이 이와 같으니 어떻게 해야 가히 설법(說法)하는 것이겠는가?

대게 법(法)을 설(設)한다는 것은 설함도 없고 보임도 없으며,법을 듣는이도,들어서 얻는 이도 없는 것이니,비유하면 꿈속의 스승이 꿈속의 사람을 위하여 설법하는 것과 같다.

마땅히 이러한 뜻을 세워 법을 설하라.마땅히 중생의 근기(根氣)에 총명함과 둔함이 있음을 알 것이니,뛰어난 지견(知見)으로 걸림없이하고,대자비심(大慈悲心)으로 대승을 칭찬하며,삼보(三寶)를 끊어지지 않게 하여 부처님 은혜 갚을 것을 생각한 연후에 법을 설하라.

유마거사께서 이렇게 설법하실 때 팔백(八白)거사(居士)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습니다.저는 이런 변재(辯才)가 없으므로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대가섭(大迦葉)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가섭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엣적에 가난한 마을에 가서 걸식할 때,유마거사께서 오시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대가섭이여,자비심이 있으나 능히 널리 미치지 못하여 부자는 버리고 가난한 이만을 좇아 걸식하는구나.가섭이여 평등법(平等法):모든중생이 평등하게 성불하는 법)에 의거하여 마땅히 차례로 걸식(乞食)할 것이니.먹음 없음으로 마땅히 걸식할 것이고,화합상(和合相)마저도 없음으로 마땅히 음식을 가질 것이며,받음 없음으로 마땅히 저 밥을 받아야 할 것이니라.육근(六根)을 비운 생각으로 마을에 들어갈 것이니,색(色)을 볼 때 장님과 같이하고,소리를 들을 때 귀머거리와 같이 하며,냄새를 맡을 때 바람과 같이 하고,밥을 맛볼 때 분별 없이 하라.

부딧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때 지혜를 증득한 것 같이 할 것이니,모든 법이 허깨비 같아서 자신의 성품(性品)이랄 것도 없고 다른 이의 성품이랄 것도 없어서,본래 스스로 그렇다

할 것마저 없음을 알면 지금 곧 멸할 것도 없느니라.

가섭이여,만약 능히 팔사(八邪)를 버렸다는 것 없이 팔해탈(八解脫)에 들고,사상(邪相)이라 하는 것으로 정법(正法)에 들며,한 끼 밥으로 모든 것에 베풀어 모든 부처님과 여러 성현(聖賢)들께 공양한 뒤에라면 가히 먹을 만하다.

이와 같이 먹는 이라면 번뇌(煩惱)라는 것도 있는 것이 아니어서 번뇌를 여윈다는 것도 없으며,선정(禪定)에 든다는 뜻도 없고 선정에서 일으킨다는 뜻도 없으며,세간에 머문다는 것도 없고 열반에 머문다는 것도 없느니라.

이렇게 베푸는 이는 큰 복이라는 것도 없고 작은 복이라는 것도 없으며,이로움이라 할 것도 없고 손해라 할 것도 없으니,이것이 바로 불도에 드는 것이요 성문(聲聞)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니라.가섭이여,만약 이와 같이 먹는다면 다른 이가 베푸는 것을 헛되이 먹음이 되지 않으리라.

세존이시여,그때 제가 이 설하신 말씀을 듣고 희유(曾有)함을 깨달아 곧 모든 보살들에게 깊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다시 생각했습니다.이 속가(俗家)에 있는 이의 변재(辯才)와 지혜(智慧)가 능히 이와 같은데 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지 않겠는가.

제가 이로부터 다시는 사람들에게 성문(聲聞)벽지불(僻支佛)의 행(行)권하지 않았으니,이렇기 때문에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須菩提)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사서 문병하여라>수보리가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옛적에 그 집에 들어가 걸식(乞食)할 때,유마거사께서 제 발우(鉢盂)를 가져다가 밥을 가득 담으시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수보리여,만약 능히 밥에 평등한 이는 모든 법에도 평등하고,모든 법에 평등한 이는 밥에도 평등할 것이니,이렇게 걸식해야 이에 밥을 받을 만하다.

수보리여.음(淫),로(怒),치(痴),를 끊을 것도 없고 또한 함께 할 것도 없으니,몸이 없다는 것도 없이 일상(一相)을 따르되,어리석음과 사랑함을 없앴다는 것 없이 삼명(三明),팔해탈(八解脫)을 일으키고,오역상(五逆相) 이라 하는 것으로써 해탈을 얻되 또한 풀 것도 없고 얽힐 것도 없다.

사제(苦集滅道)의 법(法)을 깨달았다는 것도 없고 사제의 법을 깨달았다 할 것이 없다 할 것도 없으며,과(果)를 얻었다는 것도 없고 과를 얻음이 없다 할 것도 없으며,범부(凡夫)라

할 것도 없고 범부를 여의었다 할 것도 없으며,성인이라 할 것도 없고 성인이 아니라 할 것도 없어서,비록 모든 법을 성취하였으되 모든 법상(法相)을 여의였다면 이에 가히 법을 받을 만하다.

수보리(須菩提)여,부처를 보았다는 것도 없고 법을  들었다는 것도 없다면,저 외도(外道)의 여섯 스승인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과 말가리구사리자(末伽梨拘賒梨子)산도야비라지자(刪闍耶毘羅胝子)와 아기다시사흠바라(阿耆多翅舍欽婆羅)와 가라구타가전연(迦羅鳩馱迦旃延),니건타야제자(尼犍陀若提子)등도 그대 스승이리니,그로 인해 출가하여 그 스승이

떨어진 곳에 그대도 떨어져야 밥을 받을 만하다.

만약 수보리여,모든 삿된 소견(邪見)에 들어 저 언덕에 이르르지 못하면 팔난(八難)머물러 어려움이 없지 않겠지만,저 번뇌(煩惱)와 같이 하면서 청정한 법이라는 것마저 여의어 그대가 다툼이 없는 삼매(三昧)를 얻는 다면,모든 중생도 이러한 선정(禪定)을 얻을 것이다.

그대에게 베푸는 이는 복밭이라 이름할 것도 없으니,그대에게 공양한다고 하는 이는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진 뭇 마군(魔軍)들과 함께 손을 잡고 모든 근심(怨心)을 일으킴이 되거늘,그대가 뭇 마군들과 더불어 모든 번뇌(煩惱)에 이르기까지 평등(平等)하여 다름이 없는데,모든 중생에게 원망(怨望)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며,모든 부처님을 비방(誹謗)할 것이며,법(法)을 헐뜯으랴,대중의 무리에 들음도 없고 끝내 멸도(滅度)를 얻음도 없는 이와 그대가 이러-히 할 것 같으면 밥을 받을 만하다.

세존이시여,그때 이 말씀을 듣고 어안이 벙벙하여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하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몰라 곧 발우를 두고 그 집을 나오고자 하니 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수보리여"발우를 가져가되 겁내지 말라,어째서 그러한가? 여래께서 교화하게 한 사람이거늘 이런 일로 꾸짓는다 해서 두려워하겠는가?

제가 말하였습니다."아닙니다" 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모든 법이 허깨비가 화현(化現)한 상과 같으니 그대가 이제 마땅히 두려워할 것이 없느니라,왜냐하면 모든 말이 상을 여의지 못한 것이기에 지혜(智慧)있는 사람은 문자에 집착(執着)하지 않으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무슨 까닭인가?문자는 성품(性品)을 여윈 것이기에 문자라 할 것이 없으니 이것이 해탈(解脫)이며,해탈상(解脫相)이 곧 모든 법인 것이다.

유마거사께서 이런 법을 말씀하실 때 이백천자(二百天子)가 법안(法眼)이 청정(淸淨)해짐을 얻었으니,그러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거라>부루나가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옛적에 큰 숲속에 있는 한 나무 아래에 새로 배우는 여러 비구들을 위해 설법(說法)하고 있을 때,유마거사께서 오시어 말씀하셨습니다."부루나여,먼저 마땅히 선정(禪定)에 들어서 이 사람들의 마음을 관(觀)한 뒤에 설법하라,더러운 음식을 보배그릇에 담지 말라.마땅히 이 비구들의 마음이 생각한 바를 알아서 유리를 수정(水精)같다 하지 말라.그대가 능히 중생(衆生)의 근원(根獂)을 알지 못함으로 해서 소승법(小乘法)을 발기(發起)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그들 스스로에게는 부스럼이 없는데 상처를 내지 말라.큰 기길을 가게 하려면 작은 기길을 보이지 말고,큰 바다를 소 발자국에 넣으려 하지 말며,햇빛을 저 개똥벌레의 불빛과 같다 하지 말라.부루나여,이 비구들은 오랜 기간 동안 대승심(大乘心)을 발했던 이들인데,중도에 이러한 뜻을 잊었다고 해서 어찌 소승법(小乘法)으로 그들을 가르쳐 이끌고자 하는가.내가 소승(小乘)을 관(觀)하니 지혜의 미천함이 마치 장님과 같아서 능히 모든 중생 근기(衆生根之)의 총명함과 우둔(우둔)함을 분별(分別)하지 못하였다.

그때 유마거사께서 곧 삼매(三昧)에 드시어 이 비구들에게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게 하시자,일찍이 五百 부처님 처소에서 여러 가지 덕본(德本)을 심고 아뇩다라삼약삼보리심(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를 회향(回向)하였기에 즉시 가없이 이러-함에 사무쳐 본래 마음을 깨달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에 모든 비구(比丘)가 유마거사의 발에 머리 숙여 절하였고,그때 유마거사께서 설법(說法) 하신 것으로 인해 다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退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성문(聲聞)이 생각하듯 사람의 근기를 관(館)하지 못해서,응당 해야할 바 설법을 하지 못하였습니다.그러므로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가전연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옛적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해 간략히 법요(法要)를 설하셨는데,제가 바로 그 뒤에 그 뜻을 부연(敷演)하여 무상(無常)의 뜻과 고제(苦諦)의 뜻과 공(空)의 뜻과 무아(無我)의 뜻과 적멸(寂滅)의 뜻을 말하였는데,그때 유마거사께서 오시어 말씀하셨습니다.<가전연이여,생멸(生滅)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실상법(實相法)을 설하지 말라.가전연이여,모든 법이 끝내 생멸함이 없는 것이 고제(苦諦)의 뜻이며,모든 법이 마침내 있는 바 없는 것이 공(空)의 뜻이며,"나"와 "나"없음이 둘 아닌 것이 무아(無我)의 뜻이며,법(法)에 본래 그러한 것이 없어서 지금 곧 멸할 수 없는 것이 적멸(寂滅)의 뜻이다.>

이 법(法)을 설(說)하실 때 저 모든 비구(比丘)들이 마음에 해탈(解脫)을 얻었습니다.그러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問疾)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나율(阿那律)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아나율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옛적에 한 곳에서 경행(徑行)하고 있을 때,엄정범왕(嚴淨梵王)이 일만(一萬) 범천(梵天)들과 함게 청정(淸淨)한 광명을 놓으며 저에게 와서 머리 숙여 절하면서 물었습니다."어떤 것이 아나율님이 천안(天眼)으로 보는 바입니까? 제가 곧 답하였습니다.<어진 이여,나는 석가모니부처님 국토의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보기를 손바닥 가운데 암마륵과<(菴摩勒果)청정한 천계의 과실>와 같이 봅니다.>

그때 유마거사께서 저에게 오시어 말씀하셨습니다."아나율이여,천안으로 보는 바가 상(相)을 짓는 것인가,상을 지음이 없는 것인가?상을 짓는 것이라면 곧 외도(外道)의 오신통(五神通)과 같을 것이요,만약 상을 지음이 없다면 곧 무위(無爲)일 것이니 마땅히 봄이 없을 것이다." 세존이시여,제가 그때 말없이 있는데 저 범왕(梵王)들이 그 말을 듣고 희유(曾有)함을 깨달아 곧 절하면서 물었습니다."세상에 누가 참으로 천안(天眼)이 있는 분입니까

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불세존(佛世尊)이야말로 참으로 천안을 얻으신 분이니,항상 삼매(三昧)에 계시면서 모든 불국토(佛國土)를 다 보시나 두 가지 상을 봄이 없다."그때 엄정법왕(嚴淨梵王)과 그 권속 오백 범천(五百梵天)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여 유마거사의 발에 절하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이렇기 때문에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우바리(優婆離)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라>우바리가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옛적에 두 비구가 율행(律行)을 범(犯)하고 부끄러워하다가 감히 부처님께 묻지 못하고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우바리님이시여,저희들이 계율(戒律)을 범했습니다.진실로 부끄럽게 생각되어 감히 부처님께 여쭙지 못하겠으니,원하옵건대 두려움과 후회(疑悔)를 벗어나 이 허물을 면하게 하여 주십시요."제가 곧 그들을 위해 법(法)답게 풀어서 설하고 있을 때 유마거사께서 오시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우바리여,이 두 비구(比丘)들의 죄를 더욱 무겁게 하지 말라,마땅히 바로 없애 그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라.왜냐하면 죄의 성품(性品)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부처님께서 설(說)하신 바와 같이 마음이 더럽기 때문에 중생이 더럽다고 하는 것이니,마음이 청정(淸淨)하면 중생(衆生)이 처청정하다.마음 또한 안에 있는 것도 어니고,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마음이 그러하듯 죄와 번뇌(煩惱)또한 그렇다.모든 법(法)이 또한한 그러하여 이와 같음을 벗어나지 않으니,우바리(우바리)여 심상(心相)으로 해탈(解脫)을 얻을 때 정녕 더러움이 있다 하겠는가? 제가 말하였습니다."아닙니다" 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모든 중생의 심상(心相)에 더러움이 없는 것 또한 이와 같다.

우바리여.망상(妄想)이 더러움이라 망상 없으면 청정함이고,전도(顚倒)됨이 더러움이라 전도를 여의면 청정함이며,나를 취(取)함이 더러움이라 나를 취함이 없으면 청정함이다.

우바리여,모든 법이 생멸(生滅)하여 머물지 않으니 허깨비와 같고 번개와 같으며,모든 법은 서로 의지할 것이 없어서 또한 한 생각에도 머물지 않으며,모든 법은 모두 허망한 소견(妄見)이니 꿈과 같고 불꽃과 같으며,물속의 달과 같고 거울 속의 상과 같아서 망상으로 부터 비롯된 것이다.이를 아는 것을 계율(戒律)을 받드는 것이라 하고,이를 아는 이를 잘 아는 이라 한다.

"최고의 지혜이십니다.우바리님께서도 능히 미치지 못할 바이니,계율(戒律)을 지닌 최상인(上智哉)이라도 능히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제가 답하였습니다.

"부처님을 제하고는 성문(聲聞)과 보살(菩薩)에 이르기까지 능히 그 자유자재한 변재(辯才)를 제어하지 못하리니,그 지혜의 밝게 통달함이 이와 같구나."두 비구는 두려움과 곧 없어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고,원(願)을 세워 말하였습니다."모든 중생들이 모두 이러한 변재(辨才)를 얻게 하여 주십시요."그러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라후라(羅睺羅)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라후라가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옛적에 비야리(毘耶離)의 여러 장자의 아들들이 저에게 와서 머리 숙여 절하고 물었습니다."라후라님이,당신은 부처님의 아들로 전륜왕(轉輪王)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道)를 행하고 계시니,출가(出家)에는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제가 법(法)답게 출가 공덕(功德)의 이익을 말할 때,유마거사께서 오시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라후라여,마땅히 출가 공덕의 이익을 말하지 말라,왜냐하면 이익이나 공덕이라 할 것마저 없는 것을 출가(出家)라고 하기 때문이다."유위법(有爲法)이라면 이익이 있고 공덕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무릇 출가란 무위법(無爲法)이니,무위법에는 이익이나 공덕이라 할 것이 없다.

라후라여,대게 출가란 이것과 저것이 없고 또한 중간도 없으며,육십십이견(六十二見)을 여의고 열반에 머무는 것이니,지혜로운 이가 받아들일바요,성인(聖人)이 행하고 머물 바이다.모든 마군을 항복 받고 오도(五道)를 제도함에,오안(五眼)을 청정히 하고 오력(五力)을 얻으며 오근(五根)을 세우되,저들을 괴롭히지 않으면서 갖가지 잡된 악을 여의여 모든든 외도(外道)를 꺽는 것이요,거짓 이름을 초월하여 더러운 진흙을 벗어나 얽메임이 없고,나라고 할 것이 없어 받을 것도 없어서,흔들림과 어지러움 없이 안으로 기쁨을 머금고 그 뜻을 보호하면서 선정(禪定)을 따라 갖은 허물을 여의는 것이니,만약 능히 이와 같다면 이것이 참된 출가이다."

유마거사께서 여러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너희들은 정법(正法)가운데 마땅히 함께 출가하라,왜냐하면 부처님 세상은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모든 장자의 아들들이 말하였습니다."거사님이시여,저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자오니 부모님의 허락 없이는 출가할 수 없다 하셨습니다.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그러하나 너희들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만 발한다면 이것이 곧 출가(出家)이며,이것이 곧 구족(具足)한 것이다.

이때 삼십이(三十二)장자(長者)의 아들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을 발했습니다.그러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 아난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옛적에 세존의 몸에 약간의 병이 있어 우유가 필요해서 제가 곧 발우를 가지고 대바라문(大婆羅門)의 집에 가서 문 아래 서 있을 때,유마거사께서 저에게 오시어 말씀하셨습니다."아난이여,무엇 때문에 아침 일찍 발우를 가지고 여기 있는가?"제가 말하였습니다."거사님이시여,세존의 몸에 약간의 병이 있어 우유가 필요하기에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그만,그만두어라.아난이여,그런 말을 하지 말라,여래의 몸은 금강(金剛)의 몸이어서 모든 악이 이미 끊어지고 모든 선이 두루 합한것인데,마땅히 무슨 병이 있겠으며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조용히 가거라.아난이여,여래를 비방하지 말라,다른 이들에게 이런 추한 말이 들리지 하지 말라,위덕(威德)이 큰 모든 천상(天上)과 타방(他方) 정토(淨土)에서 온 모든 보살들에게 이 말이 들리게 하지 말라.아난이여,전륜성(轉輪聖)은 작은 복으로도 오히려 병 없음을 얻었거늘,어찌 하물면 여래와 같이 한량없는 복으로 두루하고 뛰어난 분이겠는가.가거라 아난이여,우리로 하여금 이런 수치를 받게 하지 말라.외도(外道) 범지(梵志)가 만약 이런 말을 듣는다면 마땅히 생각하기를,"어찌 스승이라 할 수 있겠는가.자신의 병도 능히 구하지 못하면서 모든 병을 능히 구할 수 있겠는가" 하리라.어진 이여,조용히 어서 가서 다른 이들에게 들리게 하지 말라.마땅히 알라.아난이여,모든 여래의 몸은 곧 법신(法身)이요,생각이나 탐욕(貪慾)의 몸이 아니다.부처님께서는 세존이 되어 삼계(三界)를 뛰어나셨고,부처님의 몸은 무루(無漏)이니 모든 번뇌를 이미 다했으며,부처님의 몸은 무위(無爲)이니 모든 수(數)에 떨어지지 않는다.이와 같은 몸에 마땅히 무슨 병이 있겠는가."

세존이시여,그때 제가 참으로 후회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부처님을 가까이 모시되 잘못 들은 것이 없었던가 하였는데,곧 공중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아난아,거사의 말과 같다.다만 부처님께서 오탁악세(五濁惡世)에 나서 이 법을 나타내고 행하시는 것은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解脫)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니 아난아,우유를 가져가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세존이시여,유마거사의 지혜(智慧)와 변재(辯才)가 이와 같으므로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이와 같이 오백(五百)의 큰 제자들이 각각 부처님께 그 본래의 인연을 말하고,유마거사가 말한 바를 칭찬하여 말하면서 모두 그에게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다 하였다.


4 보살품(菩薩品)

그때에 부처님께서 미륵보살(彌勒菩薩)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미륵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옛적에 도솔천왕(兜率天王) 및 그 권속들을 위해 불퇴전지(不退轉地)의 행(行)을 설하고 있을 때,유마거사께서 저에게 오시어 말씀하셨습니다."미륵이여,세존께서 그대에게 수기(受記)하시기를 한 생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하셨는데 어느 생에서 수기를 받았다 하겠습니까?과거입니까,미래입니까,현재입니까?만약 과거 생(生)이라면 과거 생은 이미 멸했고,만약 미래 생이라면 미래 생은 이르지 않았으며,만약 현재 생이라면 현재 생은 머무름이 없으니,부처님께서"비구들이여,그대들이 지금 즉시 또 나고,또 늙고,또 죽느니라"하신 것과 같습니다.만일 무생(無生)으로써 수기를 얻었다면 무생은 곧 정위(涅槃)이니,정위 가운데에는 수기(受記)라고 할 것이 없고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음도 없는데 어떻게 미륵이 한 생에 수기를 받았다 하겠습니까.날 때에 수기를 받았다 하겠습니까,죽을 때 수기를 받았다 하겠습니까?만약 날 때에 수기를 받았다면 남이 없을 것이요,만약 죽을 때 수기를 받았다면 죽음이 없을 것이니,모든 중생이 다 그러하며 모든 법 또한 그러하며 여러 성현(聖賢)역시 그러하며 미륵도 그러할 것입니다.만약 미륵에게 수기했다 하면 모든 중생들도 또한 마땅히 수기한 것입니다.왜냐하면 무릇 진여(眞如)란 두 가지가 아니어서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만약 미륵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모든 중생도 모두 또한 마땅히 얻었을 것이니,왜냐하면 모든 중생(衆生)이 곧 보리상(菩提相)이기 때문입니다.만약 미륵이 멸도(滅度)를 얻었다면 모든 중생도 또한 멸도를 얻었을 것입니다.왜냐하면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모든 중생이 마침내 적멸하여 곧 열반상(涅槃相)이라,다시 멸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이러하기 때문에 미륵이여,그런 법으로써 모든 천자(天子)들을 미혹(迷惑)하게 하지 말 것이니 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할 이도 또한 물러날 이도 없습니다.미륵이여,

마땅히 이 모든 천자들에게 보리(菩提)에 분별(分別)하는 견해를 버리게 할 것이니,왜냐하면 보리란 가히 몸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요,마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적멸(寂滅)이 보리(菩提)이니 모든 상(相)이 없기 때문이고,관(觀)할 것도 없는 것이 보리이니 모든 반연(攀緣)을 여의었기 때문이며,행함(行함) 없는 것이 보리이니 깊이

생각하여 잊지 아니함(憶念)마저 없기 때문입니다.끊는 것이 보리이니 모든 견해를 버렸기 때문이고,여윈 것이 보리이니 모든 망상(妄想)을 여의었기 때문이며,막는 것이 보리이니 모든 갈구(渴求)를 막기 때문이고,들임 없는 것이 보리이니 탐착(貪着)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따르는 것이 보리이니 진여(眞如)를 따르기 때문이고,머무는 것이 보리이니 법성(法性)에 머물기 때문이며,이르는 것이 보리이니 실제(實際)에 이르르기 때문입니다.둘 아닌 것이 보리이니 법을 생각하는 것마저 여의었기 때문이고,평등한 것이 보리이니 허공(허공)과 같기 때문이며,무위(無爲)가 보리이니 나고 머물고 멸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아는 것이 보리이니 중생의 마음의 움직임을 알기 때문이고,앎이 없는 것이 보리이니 모든 입(入)에 앎이 없기 때문입니다.합함(不合) 없는 것이 보리이니 번뇌(煩惱)의 습기(習故) 를 여의었기 때문이고,곳(無處) 없는 것이 보리이니 형색(形色)이 없기 때문입니다.거짓 이름이 보리이니 이름이 공하기 때문이고,허깨비 같은 것이 보리이니 취하거나 버림이 없기 때문입니다.어지러움이 없는 것이 보리이니 항상 스스로 고요하기 때문이고,열반(涅槃)이 보리이니 성품(性品)이 청정(淸淨)하기 때문입니다.취(取)할 것 없는 것이 보리이니 반연(攀緣)을 여의었기 때문이고,다름 없는 것이 보리이니 모든 법에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비유(比喩)할 것 없는 것이 보리이니 가히 비유할 것이 없기 때문이고,미묘(微妙)한 것이 보리이니 모든 법으로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세존이시여,유마거사께서 법을 설(說)하실때 이백 천자(二百天子)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니,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광엄(光嚴)동자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겅엄이 부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옛적에 비야리(毘耶離)큰 성에 나갔을 때 유마거사께서 마침 성안에 들어오시기에 제가 절하고 여쭈었습니다."거사이시여,어느 곳으로부터 오십니까?"저에게 답하셨습니다."도량(道場)으로부터 온다"제가 물었습니다."어떤 것이 도량입니까?"저에게 답하셨습니다."곧은 마음이 도량이니 헛됨도 거짓됨도 없기 때문이고,행(行)을 일으키는 것이 도량이니 능히 일을 판별하기 때문이다.깊은 마음이 도량이니 공덕(功德)을 거듭 더하기 때문이고,보리심이 도량이니 그릇되고 어긋남이 없기 때문이다. 보시가 도량이니 과보(果報)를 바라는 바 없기 때문이고,지계(地戒)가 도량이니 원력(願力)을 구족(具足)하기 때문이다.인욕(忍辱)이 도량이니 모든 중생에게 마음이 걸림없기 때문이고,정진(精進)이 도량이니 게으름이 없기 때문이다.선정(禪定)이 도량이니 마음이 고르고 화평하기 때문이고,지혜(智慧)가 도량이니 모든 법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이다.사랑하는 것(慈)이 도량이니 증생들에게 평등하기 때문이고,불쌍히 여기는 것(悲)이 도량이니 피곤함과 괴로움을 참기 때문이다.기뻐하는 것(喜)이 도량이니 법을 기뻐하고 즐거워 하기 때문이고,버리는 것()이 도량이니 사랑하고 미워함이 끊어지기 때문이다.신통(神通)이 도량이니 육신통(六神通)을 성취했기 때문이고,해탈이 도량이니 능히 등짐을 버렸기 때문이다.방편(方便)이 도량이니 중생을 교화(敎化)하기 때문이고,사섭법(四攝法)이 도량이니 중생을 거두기 때문이다.법을 많이 듣는 것이 도량이니 들은 대로 행하기 때문이고,마음을 항복 받는 것이 도량이니 모든 법을 바르게 관(觀)하기 때문이다.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이 도량이니 유위법(有爲法)을 버렸기 때문이고,사성제(四聖諦)가 도량이니 세간에 유혹되지 않기 때문이다.연기(緣起)가 도량이니 무명(無明)에서 늙고 죽는 데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다함이 없기 때문이고,모든 번뇌가 도량이니 진여(眞如)의 실다움을 알기 때문이다.중생이 도량이니 "나 없음"을 알기 때문이고,모든 법이 도량이니 모든 법이 공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마군(魔軍)을 한복 받는 것이 도량이니 뒤집히거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고,삼계(三界)가 도량이니 향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사자후(獅子吼)가 도량이니 두려운 것이 없기 때문이고,십력(十力),사무외(四無畏),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이 도량이니 모든 허물이 없기 때문이다.삼명(三明)이 도량이니 남은 장애가 없기 때문이고,한 생각에 모든 법을 아는 것이 도량이니 일체종지(一切宗智)를 성취했기 때문이다.이와 같아서 선남자여,응당 모든 바라밀(波羅蜜)로 중생을 교화함으로써 모든 짓는 바, 발(足)을 들고 내리는 것마저도 마땅히 모두 도량으로부터 와서 불법에 머무는 것임을 알라.이 법을 설하실 때 오백 천인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했으니,그러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지세(持世)보살에게 말씀하셨다.<너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지세가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년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옛적에 고요한 집에 머물러 있을 때,마왕 파순(魔王波旬)이 一萬 二天 천녀(天女)들을 거느리고 형상을 제석(帝釋)과 같이 하여 현악기와 어우러진 노래를 연주하며 저에게 와서 그 권속들과 함께 저의 발에 머리 숙여 절하고 합장하여 공경하며 한쪽에 섰습니다.제가 말하였습니다."착하다 교시가여,비록 복이 있으되 마땅히 스스로 방자하지 말라,마땅히 오욕(五欲)이 무상(無常)한 것임을 관(觀)하여 선(善)의 근본을 구함으로써 몸과 목숨과 재물에 굳건한 법을 닦으라."그가 곧 저에게 말하였습니다."정법(정법)의 스승이시여,이 一萬 二千 天女를 받아 청소시키는데 쓰십시요."제가 말했습니다."교시가(憍尸迦)여,이들은 법다운 물건이 아니다.우리 사문석자(沙門釋子)

에게는 필요하지 않으니,나에게 이들은 적합지않다."제가 마말을 마치기도 전에 유마거사께서 오시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제석이 아니라 마군이 와서 평온한 그대의 귀를 어지럽히는 것 입니다."곧 마군에게 말씀하셨습니다."이 모든 여자들을 나에게 다오 응당 받으리라."마군(魔軍)이 곧 놀라 두려워하면서"유마거사가 나를 괴롭히지나 않을까?"생각하고 모습을 숨기고 가려 하였으나 능히 능히 숨지 못하였으니,신통력(神通力)을 다해도 가지 못하고 있는데 곧 공중에서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파순(波旬)이여,여자들을 그에게 주어라,그렇게 하면 갈 수 있으리라."마군이 두려워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든 뒤 바쳤습니다,그때 유마거사께서 모든 여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마군이 너희들을 나에게 주었으니 이제 너희들은 모두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라."곧 응해야 할 바에 따라 설법하시어 도(道)의 뜻을 발했으니 법락(法樂)을 스스로 즐거워 할 것이요,능히 다시는 오욕락(五欲樂)을 즐거워하지 말라."천녀(天女)들이 곧 여쭈었습니다." 어떤 것이 법락(法樂)

입니까?" 유마거사께서 답하셨습니다."항상 부처님 믿기를 즐거워하고,법 듣기를 즐거워하며,대중(大衆)에게 공양하기를 즐거워하고,오욕락(五欲樂)여의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다.오음(五陰)을 원수와 도적같이 보기를 즐거워하고,사대(四大)를 독사같이 보기를 즐거워하며,내입(內入)을 공취(空聚)같이 보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다.도의 뜻을 따르고 보호하기를 즐거워하고,중생을 널리 이롭게 하기를 즐거워하며,스승을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다.널리 보시(布施)를 행하기를 즐거워하고 계행(戒行)을 굳게 지키기를 즐거워하며,인욕(忍辱)하여 화평(和平)하고 화합(和合)하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다.보리심(菩提心)넓히기를 즐거워하고,선정(禪定)으로 산란함을 여의기를 즐거워하며,망상(妄想)을 여의어 지혜를 밝히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다.보리심 넓히기를 즐거워하고,여러 마군(魔軍)을 항복 받기를 즐거워하며,모든 번뇌(煩惱) 끊기를 즐거워하고,불국토(佛國土)를 청정히 하기를 즐거워하며,상호(相好)를 성취하기 위해 모든 공덕 닦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다.도량을 장엄(莊嚴)하기를 즐거워하고,깊은 법을 듣고 두려워하지 않기를 즐거워하며,삼해탈문(三解脫門)을 즐거워하는 것이다.때(時)아닌 것을 즐거워하지 않고,함께 배우는 이를 가까이하기를 즐거워하며,함께 배우지 않는 사람 가운데에서도 마음에 성냄이나 걸림이 없기를 즐거워 하는 것이다.악한 스승에게 나아가 구제하기를 즐거워하고,선지식을 가까이 하기를 즐거워하며,청정함을 마음으로 기뻐하기를 즐거워하고,한량없는 도품(道品)의 법을 수행하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니,이것이 보살의 법락(法樂)이다.

이에 파순이 모든 여자들에게 말하였습니다."내가 너희들과 함께 천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모든 여자들이 말했습니다."저희들을 이 거사님에게 주어 법락을 얻게 하니 저희들은 매우 즐겁습니다.다시는 오욕락을 즐거워하지 않을 것입니다."마(魔)가 말하였다."거사시여,이 여자들을 버리소서,모든 지닌 바를 다른 이에게 베푸는 것이 보살입니다."

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내가 이미 버렸으니 네가 곧 데리고 가서 모든 중생(衆生)에게 법(法)의 원력(願力)이 구족하게 하라."이에 모든 여자들이 유마거사께 물었습니다.

"저희들에게 어찌 마궁에 머무르라 하십니까?" 유마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여러 누이들이여,법(法)의 문(門)이 있으니 이름이 무진등(無盡燈)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배우라.무진등이란 마치 한(一) 등으로 百 千등을 켜면 어두운 것이 다 밝아져서 밝음이 마침내 다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이와 같이 여러 누이들이여,무릇 한 보살이 백천 중생을 깨우쳐 이끌어서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발하게 하고,그 도의 뜻을 또한 멸하거나 다하지 않게 하며,곳에 따라 설법하여 스스로 모든 선법(善法)을 더해가는 것을 이름하여 무진등(無盡燈)이라 한다.

너희들이 비록 마군의 궁전에 머물지라도 이 무진등으로써 무수한 천자(天子)천녀(天女)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게 한다면,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또한 모든 중생을 크게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이다."이때 천녀들이 유마거사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마군을 따라 궁전으로 돌아가 홀현히 사라졌습니다.세존이시여,유마거사께는 이와 같이 자재한 신통력과 지혜와 변재(辯才)가 있으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 선덕(善德)에게 말씀하셨다.<네가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여라

선덕이 부처님께 말하였다.<세존이시여,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히 맡을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제가 옛적에 아버지 집에서 크게 보시하는 모임을 베풀면서 모든 사문(沙門)과 바라문(婆羅門),모든 외도(外道)및 가난하고 천한 이들과 외로운 걸인들을 7일 동안 공양하고 있을 때,유마거사께서 모임 가운데 들어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장자의 아들이여,무릇 크게 보시(菩施)하는 모임은 그대가 베푸는 것과 같이 해서는 안된다.마땅히 법(法)을 보시하는 모임이 되어야 하거늘,어찌 재물로 보시하는 모임이 되도록 하는가."제가 말했습니다."거사시여,어떤 것을 법을 보시하는 모임이라 합니까?""법을 보시하는 모임이란 이전도 없고 이후도 없이 일시에 모든 중생을 공양하는 것이다.이를 이를 이름하여 법을 보시하는 모임이라 한다."

또 말씀하셨습니다."어찌 해야 할 것인가.말하자면 보리(菩提)로써 자비심을 일으키고,중생을 구제하여 대비심(大悲心)을 일으키며,정법(正法)을 지니어 기쁜 마음을 일으키고,지혜로 포섭(包攝)하여 버리는 마음을 행하게 하는 것이다.간탐(慳貪)을 거두게 하여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을 일으키고,파계한 이들을 교화하여 지계바라밀(持戒波羅蜜)을 일으키며,무아법(無我法)으로써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을 일으키고,몸과 마음의 상을 여의게 하여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일으키며,보리상으로 선정바라밀(禪定波羅蜜)을 일으키고,일체종지(一切種智)로써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일으키는 것이다.중생을 교화하되 공(空)에서 일으키고,유위법(有爲法)을 버리지 않되 상(相)없이 일으키며,남(生)을 받는 것을 나타내 보이되 지음 없이 일으키는 것이다.정법(正法)을 보호해 지녀서 방편력(方便力)을 일으키니,중생을 제도하는 사섭법(四攝法)을 일으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공경하는 일로써 아만(我慢)을 없애는 법을 일으키고,몸과 목숨,재물에 대하여 삼견법(三堅법)을 일으키며,육념(六念)가운데서 사념법(思念法)을 일으키고,육화경(六和敬)으로 바르고 곧은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착한 법을 바르게 행하여 정명(淨命)을 일으키고,마음의 청정(淸淨)함과 환희(歡喜)로 성현(聖賢)을 가까이함을 일으키며,악인을 미워하지 않아 조복(調伏)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출가법(出家法)으로 깊은 마음을 일으키고,말과 같이 행하여 다문(多聞)을 일으키며,무쟁법(無諍法)으로 비어 한가로움을 일으키는 것이다.

부처님의 지혜에 나아가도록 연좌(宴坐)를 일으키고,중생의 속박(束縛)을 풀어주어 수행(修行)의 바탕을 일으키며,상호(相好)를 갖춤으로써 불국토(佛國土)를 청정(淸淨)하게 하여 복덕업(福德業)을 일으키는 것이다.모든 중생의 마음과 생각을 알아서 응해야 할 바에

따라 설법(說法)하여 지혜의 업(業)을 일으키고,일체법(一切法)을 알아서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이 일상문(一相門)에 들어 지혜의 업(業)을 일으키는 것이다.

모든 번뇌와 모든 장애,모든 착하지 못한 법(琺)을 끊게 하여 모든 선업(善業)을 일으키고,모든 지혜와 모든 선법(善法)을 얻게 하여 모든 불도를 돕는 법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해야 선남자야,법을 보시하는 모임이 되느니라.만약 보살이 이 법을 보시하는 모임에 머물면 대시주(大施主)가 되고 또한 세간(世間)의 복전(福田)이 되리라."

세존이시여,유마거사께서 이러한 법을 설하실 때,바라문(婆羅門) 중 이 백인(二百人)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했습니다. 제가 그때 마음이 청정해짐을 얻어 희유(曾有)함을 찬탄(讚歎)하면서 유마거사의 발에 머리 숙여 절하고 곧 백천금 가치의 영락(瓔珞)을 풀어 그에게 바쳤으나 받지 않으셨습니다.제가 말하였습니다."거사시여,원컨데 반드시 거두어 받아주심으로써 바치는 뜻을 따라 주십시요."유마거사께서 곧 영락을 받아 둘로 나누시어 하나는 이 모임 가운데 가장 낮은 걸인에게 보시하시고,하나는 저 난승(難勝)여래께 바치셨으니,모든 모인 이들이 다 광명국토의 난승 여래를 뵈었습니다. 또한 영락이 부처님 위에서 변하여 네 기둥의 보배단을 이루고,사면을 장식하되 서로 걸리거나 막히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그때 유마거사께서 신통을 나타내신 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만약 시주(施主)하는 이가 평등한 마음으로 가장 낮은 걸인에게 보시하기를 마치 여래(如來)의 복전(福田)의 상(相)과 같이 분별이 없이 대비심(大悲心)에서 평등히 하되 과보(果報)를 구함이 없으며 이것이 곧 법보시(法布施)를 구족(具足)한 것이라 하리라."성 가운데 가장 낮은 걸인이 이러한 위신력(威神力)을 보고 그 설(設)하시는 바를 듣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을 발하였습니다.그러므로 저는 그분께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모든 보살이 각각 부처님께 그 근본 인연을 말하고,유마거사의 말한 바를 칭찬하여 말하면서 모두 그에게 가서 문병하는 일을 맡을 수 없다 하였다.

                                                                                   제 2 권 끝 -